예비 오페어의 일기
2월 25일
오페어로 1년의 프로그램을 마치고 온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과연 내가 오페어로 미국에 가려고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
나의 목적은 당연히 영어공부다.
학생비자 받아서 미국학교에 다니기엔 학비가 너무 비싸니까, 일하면서 집 제공받고, 차 제공받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 등, 오페어의 밝은 면만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오페어들의 조언을 보니 그 이면의 내용이 많았다.
오페어의 첫째 목적은 아이를 돌보는 것이다.
그들도 급여를 주며 우리를 고용한 거고, 잘못 걸리면 완전 식모살이를 할 수도 있다는 조언을 보니 또다시 염려가 된다.
당당히 요구할건 요구하지만
2월에 연락이 왔던 호스트 패밀리의 집으로 안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더 생각하고, 충분히 오페어에 대한 각오를 하고, 제대로 영어도 해놓고 가야 무시 안 당하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아이 연령대에 관해서도 말이 많다.
애가 너무 커서 완전 오페어 무시하기도 하고, 5~7살인데도 버릇없는 아이들도 있고, 애가 18개월이라 너무 힘들다는 오페어도 있고.
가지 각각이다..
아…….
3월 25일
(메릴랜드에 사는 호스트 패밀리와 매칭이 된 후 미국으로 떠나기 전 작성한 글)
막상 미국으로 갈 시간이 다가오니까 더 걱정이 된다.
오페어에 대한 글만 보았지 영어공부를 어떻게 했는지에 관한 정보를 알고 싶어서 다음카페에 있는 어학연수 카페에 들어가보았다.
수많은 경험담들..
특히 미국에 관한 경험담을 많이 보았는데
거의가 후회하는 내용들이었다.
연수를 위해 학교에 가도 반 이상이 한국인이며 어딜 가나 한국인이 있고, 연수생들은 어떻게 하면 미국 친구들을 만나 영어를 써먹어볼까 고심한다.
또한 한국인 홈스테이 하면 영어 안 느니까 미국인 가정 홈스테이로 들어가라는 충고도 있고, 자기는 어떻게 해서 미국친구들을 사귀었다는 경험담들이 있다
또한 토익,토플공부는 한국에서 하는 게 더 점수 올리기 좋은데 왜 미국에서 하려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그 글을 쓴 사람도 연수 와서 뼈저리게 느끼고 글 쓴 것이다) 내용
6개월 1년 가지고 느는 사람은 1%에 불과하다며 아예 그 돈으로 여행을 다니는 게 더 값지다는 이야기..
미국에서 한국인한테 사기 당한 이야기, 유학원의 횡포 등등..
어쨌든 대부분이 연수 와서 후회하는 내용들이었고,
정말 잘 연수하고 간다고 쓴 사람들은 대부분이 이 지역 저 지역 다니면서 경험과 함께 공부를 한 케이스이다.
이러한 글들을 보며 나는 기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미국에 일을 하러 간다.
그러나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도 할 수 있는 여건이다(물론 몸이 피곤하지 않다면......)
캠프 카운셀러로 있을 때 부러워하던 연수, 유학생들처럼 나도 학교를 다닐 수 있음에 감사하며,
150만원(프로그램 신청 비, 비자 인지대, 비행기 값, 보험료 등 모두 포함)으로 1년을 보장받고 나갈 수 있음에 감사한다.
유학, 연수생들이 한국인들을 피해 다니는 것과 반대로, 또한 어떡하던 미국인(?) 외국인(?)을 만나려는 것과 반대로,
나는 상황 자체가 한국인을 만나기 힘든 곳으로 가며, 미국인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는 의무를 가지고 1년을 살게 된다.
그래서 한국인 오페어가 주변에 있으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고 한다. 다행히 메릴랜드에 2명의 한국인 오페어가 있다고 한다.
엄마는 오페어로 가는 나를 보며 많이 미안해하신다.
집에 여건만 된다면 연수를 보내는 건데 괜히 고생시키는 거 같다면서.
그러나 나는 나를 잘 알기에..
언제나 상황 적응에 빠른 나이기에
너무 편한 생활을 하면 그만큼 요령부리며 게을러지기에
큰 비용을 들여 연수를 가지 못하는 이 상황에 감사한다.
물론 '일'이 나의 주 역할이기에 긴장감속에서,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함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미국인 아이를 주 45시간 돌본다는 거.
회사에 들어가기 전의 연습이라고 보면 되는 건가?
나는 고용된 직원으로서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한다.
그리고 또한 오페어 프로그램으로 인해, 일만하며 경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그토록 원하던 연수와 미국 대학 수업을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물론 이세상에 공짜는 없기에 정말 많이 힘들 것이 눈에 보이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다.
지금이 아니면 부딪히지 못하는 일이라 생각하며
정진할 것이다. 나의 멋지고 아름다운 1년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