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첫 월급

by 달리는 느림보

대학 2학년 무렵이었다. 방학기간 동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아르바이트는 딱히 무슨 이유가 있어서 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생이 되었으니 아르바이트도 한번 해보는 게 좋겠다 정도의 동기였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한 달간 일해서 손에 쥔돈은 30만 원 정도......


나는 이 생애 첫 월급을 손에 쥐고 한참 생각에 빠졌다.


‘한 달 용돈 17만 원보다 더 큰돈을 벌었다. 부모님에게 아들이 일해서 첫 월급을 받았다고 선물이나 용돈을 드려야 한다. 그렇다면 돈이 좀 남겠지만......

꼼꼼한 엄마는 이제 느림보가 용돈을 직접 벌게 되었으니 앞으로 용돈은 주지 않겠다고 할지도 모른다.‘


오히려 손해다.


아르바이트를 괜히 했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아르바이트는 어차피 오래 할 생각도 아니었는데....


손에 쥐고 있는 봉투를 내려다보며 나는 결심을 했다.


그날 밤 부모님께 두툼한 만 원짜리 봉투를 동전 몇 개가 들어있어 달그락달그락 소리 나는 봉투를 통째로 내놓으면서 말씀드렸다.


“아버지, 어머니 제가 번 첫 월급이에요.”


그리고 미련 없이 일어나서 내 방으로 돌아갔다.


‘적어도 용돈을 안 준다는 소리는 안하리라.’


그 이벤트의 결과는 이렇다.


1. 첫 월급을 받은 어머니는 눈에서 하트가 뽕뽕 나왔다.

2. 나는 별 탈 없이 매월 용돈을 받았다.


3. 아버지는 나중에 내 첫 월급만큼 돈이 담긴 봉투를 어머니 몰래 나에게 주었다.


아르바이트 경험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나중에 군대를 마치고 아버지에게 ‘앞으로 등록금은 제가 일해서 벌게요 ‘라고 말했더니 아버지는


‘너는 내가 아들 등록금도 못 대주는 능력 없는 아비로 보이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라.’


라고 하시길래 ‘네’하고 대답했다.


그 뒤로 나는 어떤 아르바이트도 해본 적이 없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