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언어 톺아보기(8) 줄임말
"6월은 특자도 여행가는 달"
≪동트는 강원≫(통권 149호)에 본 말인데, 이 대목을 어떻게 읽었는가? 한심하게도 ‘특자도’라는 섬으로 여행하자는, 엉뚱한 뜻으로 읽었다. 그러곤 고쳐 생각하니 ‘강원특별자치도’를 줄여서 ‘특자도’라고 썼구나 싶어 씁쓸했다. 내가 이리도 어리보기다.
말이고 글이고 길게 한대서 잘하는 게 아니다. 때로는 긴 말을 짧게 줄여 말하면 슬기롭다고 손뼉 쳐주어야 한다. 이를테면 초등학교 낮은 학년 교과 이름에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이 있다. 이들 교과 이름을 아이도 선생도 내남없이 ‘바생, 슬생, 즐생’이라고 하지 교과 이름대로 온전히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창의적 체험활동’도 ‘창체’라고 줄여 말한다. 이렇게 말해도 어떤 말을 줄였는지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다. 다만, 요사이 학교 현장에서 떠도는 에이아이디티(AIDT)나 에이아이이디피에이피(AIEDPAP), 씨에스(C/S)처럼 로마자 머릿글자를 줄줄이 이어 붙인 준말은 도대체 무슨 말을 줄였는지 모르겠다. 이런 말을 쓸 때야 나름 까닭이 있겠지만 자제하여야 한다.
다시 본줄기로 와서 ‘강원특별자치도’를 가리키는 ‘특자도’라는 준말은 어떤가. 무슨 말을 줄여놓았는지 아주 짐작 못할 바는 아니나, ‘특자도’는 ‘특별자치도’의 준말이지 ‘강원특별자치도’를 줄여 쓴 말(약어)로 헤아리기는 힘들다. 잘 알다시피 특별자치도는 강원도 한 곳만이 아니다. 셋이나 된다. 강원과 제주, 전북을 싸잡아 ‘특자도’라고 줄여 말할 수 있을런지 몰라도 하나만 똑 떼어 ‘특자도’라고 하면 누구라도 헛갈릴 수밖에 없다. <행정업무규정>을 보면 “일반화되지 않은 약어”는 쓰지 말라고 했다. ‘특별자치도’란 의미를 도드라지게 말할 요량이라면 ‘○○자치도’라고 해야 하고, 그저 특별자치도 가운데 하나만 가리킬 마음이라면 ‘강원자치도’나 '강원도'처럼 써야 누구라도 헛갈리지 않는다.
※ <행정업무의 운영 및 혁신에 관한 규정>(약칭: 행정업무규정) 제7조 제②항 문서의 내용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일반화되지 않은 약어와 전문용어 등의 사용을 피하여 이해하기 쉽게 작성하여야 한다.
※ I.E.P. Individualized Education Program. 개별화교육계획
※ AIDT AI Digital Textbook.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 AIEDPAP AI Education Alliance & Policy Lab 모든 교원의 인공지능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공공언어 #특자도 #특별자치도 #강원특별자치도 #준말 #행정업무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