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지장천 웃다

사진 놀이 시 놀이(55)

by 이무완

백날 묵은 불그레한 피가래

싹 씻겨 나갔다고

학교 앞 지장천이 콸콸콸 웃었다


지장천 함백산 만항계곡에서 시작해서 수마노탑이 있는 정암사 경내와 고한읍, 사북읍을 차례로 지나 가수리에서 조양강과 만나 동강을 이룬다. 한때 '작은 동강'이라고 할 만큼 아름다운 내였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갱에서 나온 검붉은 물과 골골에서 흘러온 생활폐수가 더께지며 흐르면서 1960~70년대 고한 지역 아이들은 지장천을 검은색으로 칠할 정도로 더러웠다. 지금은 탄광을 모두 닫아 깨끗하지만 올 여름 내내 가물어 텁텁하게 흐르던 냇줄기가 보름 넘게 이어지는 가을 장마로 시원하게 소리내며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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