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름으로 배우는 배달말(90)
정선군에 보면 ‘동무지’란 땅이름이 보인다. 두 곳인데 임계면 덕암리와 정선읍 귤암리에 있다. 둘다 아이 동(童), 춤출 무(舞), 땅 지(地)를 섰다. 한자 뜻으로만 풀면 아이가 춤추는 곳이다. 짐작처럼 임계면 덕암리 ‘동무지’는 신선 시중을 드는 선동(仙童)이 하늘에서 내려와 춤추고 놀던 곳이라는 유래가 전한다. 동시에 ‘동산 밑에 있는 마을’이라서 동무지가 되었다는 말도 있는데, 문제는 어떤 동산이냐는 데 있다. ‘동산’은 마을 가까이에 있는 작은 산이나 언덕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동쪽에 있는 산이라서 ‘동산(東山)’, 풀이나 나무가 없어 헐벗은 산이라서 ‘동산(童山)’이라고도 한다.
먼저 임계면 덕암리 동무지부터 보자.
소래 어귀 남쪽 뱃둔골 어귀에서 무낼골 어귀 일대를 동무지라고 한다. ≪조선지지자료≫에도 ‘水出里’를 ‘동모지’라고 한 것으로 보아 무낼골 일대를 이르는 지명임을 알 수 있다. 동무지는 ‘동산 밑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뜻이다. 대개 마을 앞뒤의 작은 산을 ‘동산’이나 ‘동뫼’라고 했는데, ‘동뫼’를 ‘동메’, ‘동무지’, ‘동모지’로 부르게 되었다. 1918년 조선총독부가 편찬해 육지측량부에서 발행한 <조선지형도>에서는 ‘동모지’를 ‘童舞地’로 표기하고 있다. 일제가 ‘동모지’를 ‘童舞地’라고 쓰기 시작하면서 후에 ‘선동(仙童)’이 내려와 춤추고 놀던 곳‘이라는 식의 그럴듯한 해석이 따라붙게 되었다. (≪정선 임계면 지명유래≫, 임계면, 2011, 286쪽)
정선읍 덕암리 동무지는 동산 아래 있는 마을이란 뜻으로 보았다. 귤암리 동무지도 비슷한 뜻으로 풀어놨다.
옷바우 서쪽에 있는 마을이다. 동무지는 ‘산 밑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뜻이다. 대개 마을 앞뒤의 작은 산을 ‘동산’이나 ‘동뫼’라고 했는데 ‘동뫼’를 ‘동메’, ‘동무지’, ‘동모지’로 부르게 되었다. 1918년 조선총독부가 편찬해 육지측량부에서 발행한 <조선지형도>에서는 ‘동모지’를 ‘童舞地’라고 쓰기 시작하면서 후에 ‘선동(仙童)이 내려와 춤추고 놀던 곳’이라는 식의 그럴듯한 전설이 따라붙게 되었다. (≪정선읍 지명유래≫, 정선읍, 2012, 338~339쪽)
그렇다면 동산은 어디를 말할까. 마을 앞뒤에 있는 야트막한 산을 동산으로 보면, 덕암리 동무지 둘레엔 800~900미터에 이르는 산이 마을 동서로 가파른 경사를 이루면서 둘러 막은 곳이다. 귤암리 동무지도 마찬가지다. 마을 북서쪽으로는 마전치(651m), 서쪽으로 동무지치(594m)가 있고 북쪽으로는 756.9m 봉이 있어 동쪽 옷바우골(의암리)로 이어진다. 남쪽으로도 600m에 이르는 산이 둘러싸서 오묵한 곳이다. 그렇다면 어느 산을 동산으로 보아야 하나.
내 생각이지만 동무지는 ‘둠지’가 소리바꿈하면서 생겨난 땅이름으로 보아야 한다. 땅이름에서 ‘둠’은 두메, 뜸, 두멍, 둠벙, 두무실, 두무개(고개) 같은 말로 바뀌는데, 한자로 적을 때는 둔(屯), 두무(斗霧·杜武·斗武), 두모(頭毛), 두미(頭尾), 두문(杜文), 도마(道馬·道麻), 동(東), 동음(冬音) 따위로 둔갑한다. 둠은 옛말 두렷다가 말밑이다. 오늘날 말로는 ‘두르다’인데, 산으로 빙 둘러싼 분지라는 뜻이 스며있다. 아무튼 ‘둠’은 산을 뜻하는데, 동무지도 ‘둠’붙이라고 하겠다. 애초 산으로 빙 둘러싸인 마을이라서 ‘둠지, 돔지, 도무지’처럼 말해왔는데, 한자로 적으면서 소리가 어금지금한 ‘동무지’로 받아적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배달말 한입 더
동산(東山) 동쪽에 있는 산.
동산(童山) 풀이나 나무가 없어 헐벗은 산.
민둥산 나무가 없는 산.≒벌거숭이산.
뜸 한동네에서 몇 집씩 따로 모여 있는 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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