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사이, 나의 균형

by 윤수호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비교하고, 끊임없이 선택한다.

커피와 차, 도시와 자연, 아침형 인간과 올빼미족…

그리고 아이폰과 갤럭시.


스마트폰이라는 이름 아래, 이 두 브랜드는 오랜 시간 우리의 손안에 머물렀다.

누군가는 아이폰을 고집하고, 누군가는 갤럭시에 매료된다. 나 역시 둘 다 써봤다.

조금 더 오래 곁에 둔 건 아이폰이었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쪽을 무조건 택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이제 안다.

선택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중요한 건 그 선택이 지금의 나와 맞는가, 아닌가.




아이폰은 마치 잘 다듬어진 정원 같다.

익숙한 길, 정해진 순서, 미세하게 조율된 질서

크게 바뀌지 않는다. 대신 흐트러지지도 않는다.

기능은 제한적이지만, 그 안에서 최적의 퍼포먼스를 낸다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그래서 아이폰은 쓰는 사람을 편하게 만든다.

안정감과 완성도라는 이름의 편안한 확신.


반면 갤럭시는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실험실 같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이건 어때?”, “이런 것도 가능해.”

매번 흥미롭고, 때로는 벅차다.

기능은 넘치고, 선택지는 무한하다.

자유롭고 도전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무엇을 쓸지 ‘선택해야 하는 피로’도 함께 따라온다.




결국, 이 둘의 차이는 기능이 아니라 지향점의 철학이다.

정해진 틀 안에서 완성도를 추구할 것인가,

새로운 가능성 속에서 나만의 루트를 개척할 것인가.


정답은 없다.

있는 건 다만, ‘지금의 나’에게 더 잘 맞는 쪽이다.


사실 지난주, 내 아들이 계곡에서 아이폰을 물속에 던졌다.

순간 속이 철렁했지만, 막상 떠나보내고 나니 묘하게 가벼워졌다.

늘 내 손 안에서 익숙함을 주던 그 친구는 그렇게 떠났고,

오늘 나는 새로운 갤럭시 폴드 7을 손에 쥐었다.

익숙함에서 가능성으로의 이동.

불편할 수도 있고, 길을 헤맬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이 또한 내가 택한 길이고, 감당할 수 있는 이야기이니까


우리는 종종 묻는다.

“어느 쪽이 더 좋아요?”

하지만 삶은 그렇게 단선적이지 않다.

모든 선택에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누군가의 선택에 흔들리지 않는다.

내가 나의 기준이 된다.




기술은 도구다.

결국 중요한 건,

그 도구가 나의 리듬을 해치지 않도록,

삶과 어우러지도록 사용하는 나의 태도다.


오늘 밤,

나는 갤럭시의 접힌 화면을 펼치며

새로운 이야기를 기록하고,

아이폰과 함께했던 시간을 잔에 따라 올린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다음에도, 나는 나만의 균형을 지켜낼 수 있을까?”


그래. 어쩌면 기술은 단지 기계가 아니라

선택을 통해 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일지도 모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전쟁의 시작은 총소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