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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 Dec 14. 2021

늘 빼앗아가는 선배

좋은 선배가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 중 하나

내 것을 늘~ 빼앗아가기만 하는 선배들이 참 많았다. 

무엇인가를 해라 해서 해놓으면 늘~~ 앗아가기만 했다. 

그런 그들이 내게 돌려주는 것은 오로지, '수고했어' '고마워'가 전부였다. 그나마 그것도 그들이 기분 좋을 경우이다. 늘 빼앗아가는 선배는 일이 잘못되었을 때 그 모든 '과'를 후배에 돌린다. 그들은 '네가 이따위로 해서... 누가 이렇게 해서... 이렇게 됐습니다.'라고 얘기를 한다. 


그러나 그들은 '공'이 돌아왔을 때에는, 아주 작은 그 '공'도 가로채 간다. '내가 했습니다. ' 말하는 그들을 바라보는 후배는 참 어이가 없다. 그러나 그들의 목숨이... 그들의 성장이... 그에게 달려 있기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빼앗아가는 선배들의 특징은 친절하다는 것이다. 

다만, 그 친절함에 진심이 없을 뿐이다. 그는 후배의 발전을 바라지 않는다. 그 선배는 항상 자신의 자리가 위태롭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후배가 늘~~ 두렵다. 


그들은 후배의 아이디어를 먹고살면서, 또한 주변에 모든 환경을 이용하여 자기 자신을 만드는 데 애를 쓴다. 굉장히 힘겹게 앞으로 천천히 나아간다. 한 단계 한 단계를 뛰어오르는 순간에,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후배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다. 

그래서 또 그래서 그들은 후배들의 새로움을 또 훔쳐간다.




그러기 위해서 그들이 하는 것 중 하나는 전화를 죽~~ 한 번씩 돌리는 것이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전화를 걸어서는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오! 별일 없고? 그런데 말이야...' 하면서 본심을 꺼내어 낸다. 또 다른 아이디어를 훔치려는 속셈이다. 

그것을 이미 알아 채린 후배는 그래도 어느 정도껏은 도와준다. 

왜냐하면 그 후배는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그들이 아이디어를 가져가든, 내 이름을 팔아대던, 아니면 또다시 내 것을 훔쳐내어 이리저리 뿌려대던, 별로 상관치 않는다. 좋은 사람의 눈에는 그저 그들이 가지고 간 내 생각을 나쁘게만 활용하지 않고, 그 선배의 살을 찌우는 것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다음엔 절대 주지 않겠다 다짐하면서도, 그 선배가 전화를 한다면, 또다시 이번에도 생각을 나누어준다. 그런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이다. 그런 좋은 사람을 후배로 둔 선배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는 후배를 아낄지는 모른다. 그래서 그 선배는 참 아쉬운 사람이다.




오늘도 선배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이리저리 전화를 돌리며

좋은 사람 후배를 염탐해내고

그들이 가진 것을 또 훔치려 한다.


그래서 그들은 늘 후배가 두렵다. 

자기에게 먹이를 나누어주지 않거나 

자기 자리를 탐낼까 늘~~ 두렵다.


그러나 좋은 사람 후배는

언제나 늘 일정한 양을

그 선배에게 나누어준다.


그 후배는 이 험한 세상에 참 좋은 생각을 가진

좋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많이 알아가며 살아가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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