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 그냥 쓴다. 나 역시도 아무것도 씌여지지 않은 하얀 배경을 보고 있자면 '멍'해지고 '오늘은 뭘 쓰나...'하면서 머리를 쥐어뜯기도 한다. 오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쓰기 시작했고, 쓰고 있다.
글쓰기를 하다 보면 어느 날은 신들린 것 마냥 술술술 잘 써지는 날이 있고, 어떤 날은 배배 꼬며 생각을 해봐도 글감조차 생각이 나지 않는 날도 있다. 이런 날은 둘 중에 하나의 선택을 한다.
첫 번째는 써질 때까지 부여잡고 있는 것이다. 참 무식하고 무모한 방법이긴 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내가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또 써지는 게 글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어쩔 때는 노트북을 끌어안고 '제발 글 좀 써지렴...'하고 빌기도 한다. 웃긴가? 사실이다. 그러면서 써 내려가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아예 노트북을 덮어버리고 글쓰기를 중단, 쉼을 선택한다. 대신에 이 쉬는 시간에 집안일을 하거나 아이를 보거나 하는 것이 아닌 온전한 쉼을 선택한다. 산책을 나가던지, 명상을 한다든지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나 거의 아이가 낮잠 자고 있을 때 글을 쓰곤 한다. 그래야 글이 안 써지면 산책이라도 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태양빛을 받으면서 걷다 보면 신기하게도 영감이 생기곤 한다. 다 잊고 있었던 옛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면 그때 핸드폰을 켜고 일단 간단하게 메모를 해둔다. 그리고 집에 와서 글을 쓰며 마무리를 한다.
글쓰기에서 중요한 건 많이 써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쓰는 것도 좋겠지. 하지만 이건 개인의 상황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지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평일에는 좀 쓸 수 있지만 주말에는 전혀 노트북을 열지 못하니 말이다. 그래서 중요한 게 꾸준함이다. 일주일에 1번을 쓰던, 2번을 쓰던 중요한 건 꾸준히 끊이지 않고 써 내려가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글쓰기 패턴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어떤 컨디션일 때는 좀 잘 써지는지, 또 어떤 컨디션일 때는 잘 안 써지는지를 스스로 파악해서 꾸준히만 써 내려가자. 결국엔 그 모든 것들이 당신의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