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리더양성과정에 참여한 이유
책 좀 읽어라...
학창 시절에 어머니께서 무던히도 하시던 말씀이다. 그만큼 책과는 상당한 거리를 두던 학생이었다. 교과서야 어쩔 수 없이 봐야 하니까 봤다. 하지만 그 이외의 책을 읽은 건 정말 손을 꼽을 정도였다. 학창 시절 동안...
그러던 내가 온라인 세상에서 돈을 벌고 수익화를 하기 위해 아이를 키우면서 배움을 시작했다. 그때부터였다. 별로 친하지 않은 책을 끼고 살기 시작한 건. 마케팅, 브랜딩, 성공학, 경제학 등등 필요하다 싶은 책은 다 읽기 시작했다. 솔직히 그 내용을 다 이해하고 읽은 건 아니다. 지금까지도 이해 못 하고 있는 책들도 있다. 그래도 그냥 읽었다. '읽다 보면 언젠가는 이해가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처음엔 그렇게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독서를 했다. 강력한 동기가 있었기에 더 독서에 매진할 수 있었던 거 같다. 확실히 가장 저렴하게 배울 수 있는 수단은 '책'이 최고였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책을 보며, 강의를 들으며, 책을 쓰고... 어느샌가 나도 강사가 되어있었다. 누군가를 가르치려고 하다 보니 이건 책을 더 안 볼 수가 없었다. 내가 발전해 나가야 수강생분들께 점점 더 좋은 것을 알려드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때는 어쩌면 생계를 위해 필사적으로 읽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말 그대로 정말 필사적이었다. 살아남기 위한... 아픈 아이를 데리고 대구까지 내려가서 1박 2일로 강의도 했다. 강의 중에 아이가 깨서 아이를 안고 강의하기도 했었다. 초보 강사는 모든 기회를 다 잡아야 했다.
그렇게 다른 모든 걸 내팽겨 버린 채 앞만 보고 달리다가 마주한 것이 바로 조울증과 공황장애였다. 참 웃기지. 애초부터 책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억지로 읽어와서 그런가? 공황장애가 생기자 가장 먼저 힘들어진 것이 바로 활자를 보는 것이었다. 글자 속으로 빨려 들어갈 거 같은 공포가 엄습해 왔다. 책, 노트북, 핸드폰을 보면 그 글자 속에 파묻힐 거 같았다. 그렇게 나는 1년 반 가량 책과 거리를 둔 생활을 해왔다.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 다시 책을 보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독서모임리더양성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아프고 나서 약이 나에게 잘 맞춰졌음에도 우울한 기간과 조증의 기간은 반복되었다. 단지 그 기복이 이전만큼 심하지 않을 뿐. 처음에는 나 자신이 우울한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씩 내 상태가 어떤지 스스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우울한 기간 속에 있을 때 깊이 생각해 봤다.
나는 대체 왜 우울한 걸까?
몇 번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일을 좋아하고 성과를 좋아하는 내가 아이만 보고 육아만 하고 있자니 스스로 자괴감이 자꾸 드는 것이었다. 육아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육아도 맞는 체질이 있는 듯하다. 그리고 난 육아에 그리 최적화된 체질은 아닌 거 같다.
그러면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책'이 떠올랐다. 책 한 권을 다 본다는 것. 은근히 쉽지 않은 일이다. (나한테는...) '그런데 그 쉽지 않은 일을 하나씩 해내면 나에게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혼자 보는 것보다는 여럿이 같이 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어 독서모임을 만들어볼까 하던 찰나에 우연히 <독서모임리더양성과정>을 알게 되었다. 이왕지사 할 거면 배워서 제대로 하자 싶어 바로 수강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주일에 1권씩 책을 읽고 있다. 역시 함께의 힘은 대단한 거 같다. 함께 읽으면서 인증을 하니, 수시로 책을 안 볼 수가 없다. 다시 무언가 해내고 있다는 이 느낌은 나에게 역시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