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을 올린 지 한 달이 되어간다. 좌충우돌하면서 연재글, (화, 금 ) 매거진, (시시 때때로) 네 종류로 나뉘어 발행하고 있다.
지난 1월 한 달, 총 10 편의 글을 올렸다.'저는 구독자와 라이킷에는 욕심 없어요. 그저 저와 생각을 공유하며 편안히 읽어주기만을 바랄 뿐이에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다다익선, 거거익선, 구독자 수 많음이 대외적인 평가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왕에 쓰는 거 잘 쓴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건 모든 작가들의 바람일 것이다.하기사 나를 비롯하여 작가들 모두 자기가 쓴 글이 가장 최고라고 생각하겠지만 말이다.
암튼, 십 년 전 글쓰기 하면서 모아 놓은 글 모음 usb( 비트코인, 조상땅)가 있어서 일주일에 정기적으로 4편씩은 꾸준히 글을 쓰려고 신년 계획을 세웠더랬다.
하지만 아주 아주 큰 문제가 발생하여 고민고민하다가 이렇게 글을 쓴다.
세상에 고민할 것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걸로 브런치 공간을 낭비하는가?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목마른 사슴에게 물 한 모금 적선하여 생명을 살리듯 대대손손 두루두루 만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하며 브런치 병아리 작가의 고민을함께들어주었으면 한다.
어디 한번 꽂히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서 요즘은 브런치 글쓰기에 적당히 꽂혀야 하는데 갑자기 죽은 세포가 비아그라를 먹었나, 두뇌 활동이 활발해져서인지, 퐁퐁 퍼내도 퍼내도 글들이 새록새록 솟아나는 게 큰 고민이다. (이만큼 읽고 나가는 사람 기억해 두겠음)
그 좋아하던막걸리까지 끊어가면서 쓰잘데 없는 통화 대신 컴과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글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태워먹은 솥단지가 서너 개나 된다. 냄비대신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우려다 끓인 물이 식어 빠지기 일쑤이다. 예술가는 배가 고프다더니 딱 맞는 말이다.
누가 보면 진짜 대하소설 10부작 작가인 줄 알겠다마는 나 스스로 생각해 보건대 이렇게 컴 앞에서 글을 써보는 것도 신통방통한 일이다.
내가 컴 앞에서 비트코인 채굴을 한다거나 맞고스톱을 치는것은 아니지만 점점 일하기가 싫어지고 게을러져서 설거지가 밀리고 먼지가 쌓인다. 한마디로 살림이 개판이 되었다.
솥단지를 다 태워 버려서 늘 배가 고프다. 비아그라 세포들이 왕성하여 잠이 쉬 들지 않는다. 글을 쓰느라 날밤을 샜다는 유명 작가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긴 했는데 나 또한 흉내 낼 것은 다 내는 것 같다.
직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살림, 남편, 가족, 지인 모두 살뜰이챙겨 가면서 글까지 잘 쓰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매우 그것이 알고 싶을뿐이다.
■반대■
"아 쫌 ~적당히 좀 쓰셔요. 작가는 신비로움이 있어야죠. 한 달 조금 지났는데 얼굴이 퀭하니 바싹 늙어 보여요. 이러다 요절하면 어쩌시려고요. 이렇게 조급하게 하루에 한 번씩 글을 올리면 식상하잖아요. 연재의 의미도 없고요. 한 편을 쓰더라도 잘 손질해서 내놓으셔야죠. 그러다 소재 다 떨어지면 그때는 어찌하시려고요. 한 푼 두 푼 모아서 만기 적금을 타셔야지. 그날그날 다 써버리면 빚쟁이 밖에 안되잖아요.
자~호흡을 천천히 하시고 가늘고 길게~ 그래야 정상에 오를 수 있죠. 릴~렉~스, 천천히~ 아셨죠?"
■찬성■
" 무신 소리여?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거는 만고불변의 진리여. 묵은 밥 아깝다고 계속 묵은 밥만 먹다 보면 평생 묵은 밥 팔자여. 고실고실 햇밥은 구경도 못하고 죽는겨. 예술가는 짧고 굵게 가는 거야. 촛불에 꼬실라서 활활 타 죽어가더라도 그 순간까지 불타는 사랑을 하면서 사는 게 진정한 불나방 글쟁이인겨.
글이라 것은 말이시, 기록하지 않으면 바로 사라지는 게 글이여. 욕은 참아야 하지만 글은 정 반대인거시.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일단, 막 써 제껴. 글 많이 쓰면 열심히 산다고 브런치에서 상을 줬으면 줬지, 뭐랄 사람 아무도 없어. 그니께 막 써. 알았지?"
■반대■
'글 한 꼭지를 쓰더라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신중하라.
잡스럽게 아무 글이나 막 써 제끼지 말아라. 값 떨어진다.
굶어 죽을지언정 생을 걸고서 영혼을 담아 불후의 명작을 만들어라.'
■찬성■
'아니다. 시대가 변했다. 사람들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버스가 다가오면 일단 올라타야 한다. 글도 묵히면 썩기 마련이다.
냅둬라! 글쓰는것도 한 때다. 남친 생기면 쓰라해도 안쓸것이다. 매일 고실고실한 햇밥을 지어 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