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가 강사였다.
약.. 11년 전쯤에.
마르고 날씬한 몸은 아니었지만 늘 수업을 해서 인지 최소한 건강한 몸이었던 것 같다.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고 잠깐 임산부요가도 집에서 했었지만 출산 후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 시작하기는 힘들었다.
두 아이를 양육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강사 할 때보다 15kg 정도 늘어난 체중 탓이 제일 컸다.
다이어트는 의지도 계기도 해야 할 이유도 없었고 변해가는 요가트렌드를 보며 요가를 다시 가르칠 마음도 없었다.
지난여름에 남편의 제주 숙소에서 일찍 깬 새벽,
불현듯 요가원을 검색하다 새벽반이 있는 가까운 곳을 발견하고 예약을 할까 말까 백번 고민하다 결국 가지 않았다.
헬스장에서 하는 요가라도 하려고 알아보다가 내가 사는 곳에는 기구 필라테스만 있어서 또 찾기를 그만두었다.
그러다 얼마 전에 나를 위한 쓰임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그냥 혼자 있는 시간 말고 나를 위한 시간을 원했다.
그러다 다시 또 찾은 요가원.
옆동네였지만 차로 10분 거리여서 거리부담도 없었다.
이번엔 왜 그랬는지 고민하지 않고 네이버예약을 신청했다.
신청했으면 가야지.
나는 노쇼 하는 그런 사람 아니잖아? ^^
들어선곳은 아직 미분양된 공간이 많아서인지 조용했고 큰 창가를 두고 있어서 환하고 깨끗했다.
짧은 명상을 하고
조금 주변사람들이 신경 쓰이고
곧 수업에 집중했다.
내 어깨와 팔꿈치의 방향과 손목의 무게와 손끝의 힘이 느껴졌다.
무릎을 끌어올려보고 발끝을 당기고 뒤꿈치를 밀어내보았다.
척추를 회전시키고 시선을 열고 다리 뒷면의 당김을 확연히 느끼고 무리되지 않게, 욕심 없이 움직여보았다.
10년 전엔 피아노연주곡, 전통요가음악을 들으며 수업했는데 여기선 수리야나마스카를 할 때 베이스가 있는 라운지음악이 움직임과 잘 맞아 기분이 좋았다.
예전보다 둔해진 몸, 굳어진 몸이었지만 괜찮았다.
요가를 하며 온전히 내 몸을 알아채는 순간이 저 멀리 11년 전에서부터 다가왔다.
수업의 마지막, 매트에 누워 사바사나를 할 때 비로소 45분 동안 수련했던 효과를 몸으로 흡수시키며 편안해졌다.
기쁘고 후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