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는 이유

지식쇼핑

by flower orchid

첫째 아이는 아기 때부터 워낙 입이 짧고 몸도 말랐다

성격도 모질지 않고 고집이 세지 않아 키울 때 내가 육아에 서툰 것은 있어도 아이 때문에 힘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축구, 태권도, 줄넘기학원을 거치면서 새 학기 때마다 같은 반 아이 혹은 학원아이들에게 치이는 일이 으레 있었다.

커갈수록 남자아이들은 강도가 세져 2학년 새 학기 때는 담임선생님과 학원 원장선생님 면담을 돌아가며 했었다.


선생님이 잘 안 보이는 급식실에서 장난이라는 이유로 주먹질하며 치고 뒤에서 밀고 의자에 앉을 때 의자를 빼고 학원에선 역시 선생님 부재인 차량 기다리는 줄 서기 때 귀가 아프도록 마스크를 잡아당기고 웃으며 떨어진 마스크를 밟는 일도 있었다. (모든 것은 각각 다른 아이들이다)


대부분 상대 아이는 학원에선 평소 소위 말하자면 찍힌 아이이거나 학교에서 매우 심하게 활발하긴 하나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았던 아이.


그럴 때마다 내 상상 속에선 몇 번이나 그 아이들을 찾아가 경고하고 겁주고 그 부모와 말싸움을 벌였다.

그 상상이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한 번도 없었지만 지금까지도 늘 첫째 아이가 뭔가 안 좋은 일을 당하면 실행할 계획이 머릿속에 짜여 있다.( 내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은 상대 아이에게 즉각 경고를 한다.)

이건 하루아침에 든 생각이 아니라 첫째가 어릴 적부터 얌전하고 덤빌 줄 모른다는 이유로 작고 크게 당한 일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2학년 새 학기가 어느 정도 지나고 주먹질을 했다는 아이와도 선생님선에서 잘 정리가 되었지만 나도 모르게 덩치도 작고 친구한테 악쓸 줄 모르는 첫째가 답답했었나 보다.


-봄봄아(가명) 많이 먹고 키 쑥쑥 커야지 친구들이 안 덤비지! 이렇게 말라서 약하면 우습게 본다고~~!


나도 답답한 마음에 밥이라도 많이 먹으란 소릴 한 건데 첫째가 나에게 되려 소리쳤다.


-엄마! 그럼 키 작고 힘 약하면 괴롭혀도 되는 거야?!



엌,

한방 먹었다


-앗... 아니야 아니지. 그럴수록 더 보호해 주고 도와줘야지 엄마가 말 잘못했네. 그러면 안 되는 거지. 미안해 엄마가 실수했다 헤헤


집에 육아 관련서적이 꽤 있고 도서관 가면 늘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책을 꼭 빌리거나 보곤 했다. 새벽까지 아이 관련 유튜브영상도 보았다.

나는 그동안 책을 왜 보고 사고 빌린 걸까.

그냥 지식쇼핑, 지식수집만 한 건가 봐

내가 배울 건 책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에게 있었는데.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면 아이를 잘 들여다봤어야 하는데.


엄마가 너 보고 많이 배울게.

그래서 더 많이 사랑하고 단단해지도록 도와줄게

너도 엄마가 좋은 엄마 될 수 있게 많이 도와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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