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는 6년 차도 힘들다
지난 금요일, 평소 눈여겨보던 SMCI 주가가 실적 발표와 무관하게 27%나 급락했다. 하락의 원인은 '스파이 연루 의혹'. 예전에도 비슷한 사유로 주가를 흔들었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쳤다. 근거가 모호한 의혹으로 시장을 공포에 몰아넣고, 투매를 유도하는 공매도 세력의 전형적인 수법처럼 보였다.
투자자들이 공포에 질려 주식을 던지는 투매(Panic Sell)가 쏟아질 때, 역설적으로 시장 한편에서는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싼 가격에 되사들이는 숏 커버링(Short Covering)이 시작된다. 6년 차 투자자의 눈에는 이 기괴한 혼란이 오히려 절호의 '매수 기회'로 읽혔다. 하락장 속에서 튀어 오르는 일시적 반등인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를 기대하며, 나는 차분히 숨을 죽이고 시장을 주시했다.
예전에도 비슷한 사유로 주가를 흔들었던 기억이 났다. 떨어뜨리는 사유가 좀 거슬렸지만, 이번에도 시장의 생리를 이용해 5~10% 정도의 수익만 챙기고 나오겠다는 계산으로 과감히 도전했다.
그러나 새벽녘, 설레는 마음으로 눈을 떠 확인한 결과는 참담했다. 기대했던 6%의 수익 대신 마주한 것은 -6% 손실이다. 보통의 상식이라면 반등했어야 할 지점에서 주가는 오히려 더 깊은 수렁으로 내려앉아 있었다.
아침에 손절하려다가 타이밍을 놓쳐 매도를 못 한 상태였다. 그런데 유튜브를 켜자마자 들려온 소식은 가히 절망적이었다. '상장폐지'라는 서늘한 단어. 자칫하면 애써 모은 투자금이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주식 투자는 참으로 오만함을 허락하지 않는 영역이다. 차트를 읽고, 기업의 실적을 분석하고, 과거의 경험치를 쌓아 올려도 시장은 늘 '이번엔 다르다'며 비웃듯 엇박자를 낸다.
다행히 비중을 크게 싣지는 않았지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가 훌쩍 넘었다. 아직 더 떨어지지는 않은 가격을 확인하고, "다행이다"를 연신 읊조리며 매도 버튼을 클릭했다. 하지만 화면에 뜬 메시지는 차가웠다.
해당 거래소 휴장일입니다.
맥이 탁 풀렸다. 아, 오늘이 일요일이었지. 월요일인 줄로만 착각한 채 혼자만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던 것이다. 내일 아침 장이 열리자마자 바로 던지리라 다짐하며 길고 긴 일요일 밤을 보냈다.
월요일, 장이 열리자마자 미련 없이 버튼을 눌렀다. 결과는 10% 손해. 뼈아픈 수치였지만, 공포에 질려 40%의 손실을 보고 던졌다는 지인의 소식에 비하면 그나마 견딜 만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서학개미 6년 차는 참지 않는다.
패배를 인정한 자리에서 확보된 자금을 들고 곧바로 방향을 틀었다. 해당 종목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 주식을 매수했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직관이 움직였다. 결과는 현재 15% 수익 중. 어제의 손실을 메우고도 남는 짜릿한 반전이다.
데드켓바운스는 오후 본장에서 나왔다. 그대로 들고 있었어도 손실은 없었다.
단타는 6년 차 베테랑에게도 여전히 고된 노동이자 심리전이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을 즉시 수정하고, 냉정하게 자금을 이동시킬 수 있는 결단력. 그것이 지난 6년의 세월이 나에게 남겨준 가장 값진 자산이 아닐까 싶다.
성공적인 투자자란 단순히 수익을 많이 내는 사람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손실 앞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일지 모른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틀려도 괜찮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 가르침을, 이제는 나 스스로에게 건네야 할 시간이다.
6년이면 초등학생이 졸업을 할 시간인데, 주식 시장이라는 학교에서 나는 여전히 매일 새로운 과제를 받아 드는 학생 같다. 내일의 시장이 또 어떻게 나를 흔들어 놓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오늘의 실패가 내 삶의 풍요로운 글감이 되어줄 것이라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