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나를 세워보니

프롤로그

by 아우름언니

매일 싱그러운 바다를 볼 수 있는 이곳, 거제도에서의 삶은 참으로 즐겁습니다. 매일 아침, 제 모습을 단정히 가꾸고 아틀리에(미용실)를 예쁘게 정돈한 뒤, 갓 내린 향긋한 커피 향에 행복을 느끼며 노트북 앞에 앉아 고객님들을 기다리는 이 시간 또한 소중히 여깁니다.


하지만 이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하기까지 저에게도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실패와 좌절 속에서 하루하루 지쳐갈 때, 유일하게 저를 위로해 주신 것은 법정 스님의 글이었습니다. 스님의 글은 때로는 다정하게 저를 다독여 주시고, 때로는 따끔한 일침을 가하시며, 언제나 올바른 길을 찾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힘든 순간이 찾아오면 습관처럼 법정 스님의 책을 펼쳐 봅니다. 그 속에는 제가 찾는 모든 해답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때 게임 디자이너였습니다. 벤처기업에서 밤낮없이 창작에 몰두하며 가슴 뛰는 순간들을 쌓아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IMF라는 거대한 파도가 모든 것을 삼켜 버렸고, 제가 쌓아 올린 꿈의 터전도 그 앞에서는 무력했습니다. 회사의 문을 닫고, 제 삶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그때, 저는 과테말라로 떠났습니다. 낯선 땅과 언어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배웠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도시의 편리함을 떠나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삶의 방식은 제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저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곳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요?’ 많은 고민 끝에 저는 미용사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며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와 미용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비록 과테말라로 다시 돌아가지는 못했지만 제 인생도 새로운 형태를 찾아 점점 자리를 잡아 갔습니다. 어느덧 20년이 흘러 이제는 제법 능숙한 손길로 사람들을 맞이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작지만, 행복한 변화를 만들어 드리는 일이 제 일상의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안에는 여전히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한 설렘이 남아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림 그리는 일도 저를 설레게 했습니다. 대학에서 그림을 전공한 저는 언젠가 다시 창작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그 마음을 따라가려 합니다. 미용사의 손끝에서 시작된 제 세 번째 인생, 이제는 글과 그림을 통해 저만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느낀 세상의 따뜻함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인생은 한 가지 모습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 인생은 다양한 형태로 굽이쳤지만, 덕분에 더 많은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들 위에서 저는 또 새로운 꿈을 꿉니다. 이 글이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바라며, 제가 만들어 갈 제 인생의 첫 책, 그 첫 장을 조용히 펼칩니다.


***이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넘어짐을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기회로 여기고, 용기를 내어 다시 일어서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그 길이 저를 빛나게 할 것임을 믿습니다.

작은 일상 속에서도 행복을 발견하고, 주변 사람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며 살아갈 것입니다. 그것이 풍요로운 인생의 비결임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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