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팔아 제품 팔기 (2) - 7P로 제품 기획부터 출시 전략 설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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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과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프로젝트의 범위?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공수? 예외 사항의 케이스나 필요한 데이터 로그의 디테일? 문제의 해결 여부나 문제 해결이 가져올 임팩트?
그런데 이런 것들은 그 기능이 그래서 무엇이느냐, 그 제품이 무엇이느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고객의 행동을 바탕으로 부정거래를 방지하거나 이상치를 탐지하여 이를 내부 관리자와 관련 당국에 안내하기 위한 기능이라면 한 없이 크고 복잡할테고, 도매상가에서 들여온 물건에 브랜딩 로고만 박아 파는 소비재라면 그리 복잡할 것도 없을 테니까. 그런 기능이라면 해결하는 문제의 크기나 임팩트는 클 테고, 그런 제품이라면 그다지 이 세상에 별 다른 파장 내지는 잔향을 남기지 못할 테니까.
그래서 아마도 기능과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그 자체로 고객의 돈이나 시간을 점유할 할 수 있는가, 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어느 SNS 서비스의 북마크 기능은 그 자체로 고객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특별히 더 많은 시간(또는 관심)을 요구할 수 없다. 그런데 어느 알림 서비스는 그 기능 자체를 사용하는 데에 돈을 요구하고, 이를 당당히 받아낸다. 고객에게 응당의 돈을 요구하고 받아내는 그 순간이 바로 기능이 어엿한 제품 또는 서비스가 되는 순간이다. 바꿔 말해 아무리 크고 복잡한 기능이라 하더라도 홀로 돈이나 시간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보다 큰 제품이나 서비스의 일부분으로 남을 뿐이다.
그 자체로 고객의 돈이나 시간을 점유할 할 수 있는가
그럼 기획자의 입장에서, 기능의 기획과 제품의 기획은 무엇이 다를까. 온라인 웹/앱 형태의 기능 혹은 제품이라는 가정하에, MVP며 User Story며, 제안하는 가치(Value Proposition) 같은 것들은 모두 동일할 테다. 기능도 가치를 전달하고, 제품도 가치를 전달하니까. 그리고 이를 가장 낮은 리스크로 검증하기 위해선 MVP를 추구하는 것도 동일할 테니까.
그런데 앞서 기능과 제품의 차이를 '돈이나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가'의 여부로 따졌으니 기획 역시 결국 이 지점에서 차이가 생기지 않을까. 기능의 기획에는 돈 받고 팔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는다. 제품의 기획은 돈 받고 팔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고려한다. 얼마에 받고 팔 팔건지, 이걸 주면서 돈을 요구하기 위해 어떻게 제품이나 서비스의 신뢰를 쌓을 것인지, 이걸 어디에서 누구에게 팔 건지 등.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응당 고려되어야 할 절차나 인적 요소는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을 아울러 경영학에서는 마케팅 믹스, 특히 그 중에서도 7P 라고 부른다.
(보다 정확히는 제품을 출시하여 이를 시장에 내놓는 과정에서 고려할 요소들에 가깝다)
어쨌든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고자 마음 먹었으니 프로모션이 어떻고 가격이 어떻고를 따지기에 앞서 제품이 기획되어야 한다. 그런데 애초에 '제품'이란 무엇일까? 또는 (돈 받고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동일한) '기능'이란 무엇일까?
여러 정의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제품과 서비스 또는 기능을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 또는 매개물
기업은 제품을 팔아 돈을 번다. 고객은 필요해서 제품을 구매한다. 그런데 그 필요라는 건-이를 Needs라 부르든 Wants라 부르든-일상에서 어딘가 불편함이 있고,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생겨난다. 즉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고 싶은 생각에서 제품을 구매한다.
그리고 제품이나 서비스, 기능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고객이 도달하고 싶은 모습을 달성하게끔 돕는다. 다른 말로 '가치'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품과 서비스, 기능은 어디까지나 수단 또는 매개물일 뿐이다.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다는 뜻도 있고,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그 방식과 형태, 가격이 아닌 또 다른 어떤 방식과 형태, 가격일수도 있다는 뜻도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렇게 정의했을 때에, 그럼 제품과 서비스의 기획에 필요한 요소는 당연하게도 다음과 같다
1) 고객(Target). 고객에게 팔아야하니까.
2) 고객이 경험하는 문제(Pain Point). 그 문제를 해결해줘야 팔릴테니까.
3) 고객에게 제안하는 핵심 가치(Value Proposition). 결국 그 가치를 주기 위함이니까.
그리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우리가 누군가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방안은 결코 단 한가지 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컨대 '어렵고 복잡했던 금융 경험을 쉽고 빠르게 만들어 드린다' 라는 가치를 제안하는 금융 서비스라면, 이를 위해선 최소한 1) 쉬움 2) 빠름 3) 그리고 명시하진 않았지만 금융 서비스로서 당연히 필요한 보안, 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제품의 핵심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하위의 핵심 속성들이 존재한다
4) 핵심 가치를 제공하는데에 필요한 핵 속성
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이 시장에 비단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만 그 고객의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앞서 유사한 수많은 수단과 매개물이 있었고, 지금도 또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왜 고객은 여태까지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걸까? 앞서 존재해왔던, 그리고 지금도 존재하고 앞으로도 존재할 할 수 많은 다른 제품과 서비스와 우리 제품과 서비스의 차이란 무엇일까?
5) 고객은 왜 여태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나. 우리 제품 말고도 분명 있는데...
6) 차별점(Unique Selling Point). 우리 제품 말고도 분명 있는데....
그리고 이러한 차별점이라는 건, 다양한 요소들이 있겠지만 단순하게는 1) 경쟁자는 제공하지만 나는 제공하지 않거나 2) 경쟁자가 제공하지 않기에 내가 이번에 제공하는 것일 테다. "저 쪽 식당에서는 서비스가 없던데, 저희는 음료수 한 캔을 드려요" 내지는 "저 쪽 식당에서는 괜히 거추장스러운 것들 줘놓고 비싸게 받던데, 저희는 그런 것 싹 빼고 합리적인 가격에 드립니다"
6-1) 경쟁자는 제공하지만 우리는 제공하지 않는 것
6-2) 경쟁자는 제공하지 않지만 우리는 제공하는 것
회사 밖에서 나의 제품을 팔아보자며 당차게 결심한 뒤로 내가 가장 먼저 한 일 역시 바로 이 제품을 설계하는 는 일이었다. 지난 주말, 그간의 강의, 멘토링, 기고 등을 통해 가진 시장에 대한 가설을 바탕으로,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만들 것인지 차근차근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약 2~3시간의 정리 끝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정리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프로덕트 매니저로의 취업 또는 직무전한을 희망하는 주니어를 위한 교육 제품의 상세페이지를 꾸릴 수 있었다.
이어지는 담은 글에서는 이렇게 설계한 제품Prodcut를 바탕으로 고려해야 하는 나머지 여섯 가지의 P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공공기관 사업개발부터 이런저런 스타트업을 거치며 사수 없이 야생에서 구르며(?) 성장한 현업 프로덕트 매니저의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기획에 대한 생각이나 노하우를 밀도 있게 배우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강의 내지는 필자의 인스타그램을 수줍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