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했지만 성장한다
사수 없이 성장하기 위한 전술, 실패와 회고
나의 첫 프로덕트는 실패작이다. "비결이 뭐예요?"가 아닌 "(대체) 왜 그렇게 했어요?"라는 질문을 받는, 자랑이 아닌 해명의 대상이 되니까.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도 고객의 문제도 검증된 가설도 없이 대뜸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어느 선배가 해준 이야기가 아직도 종종 떠오른다. "그러다 보면 제품이 아닌 욕망의 집합체를 만들게 된다." 그 말은 현실이 되었고, 나는 내 첫 프로덕트를 포트폴리에도 담지 않는다.
당시의 실패담은 그러나 이제는 강의와 강연, 멘토링에서의 생동감 있는 소재이자 반면교사가 된다. 왜 실패했고, 무엇이 실패했고, 다시 한다면 어떻게 할지를 수차례 생각했으니까.
후회나 비난이 아닌 회고와 학습이 덧붙은 실패는 그 자체로 다시 배움이자 노하우가 된다. 노하우란 성공하는 비결일 수도, 실패를 피하는 비결일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사수나 선배의 역할은 앞서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부사수와 후배의 성공의 확률을 높여주고 실패의 확률은 낮춰주는 일이다. 그런데 사수도 선배도 없다면, 빠르게 실행하고, 실패하고, 회고하고, 학습하며 그 확률을 스스로 높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포트폴리오에도 담지 못할 과거의 실패는, 어느새 그 이상의 자랑이 될 무언가의 양분이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성장은 실패에서도 오고
실패했지만 성장하는 비결은 별 게 아닐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