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길에 즐거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부트캠프에서 멘토와 멘티로 만난 분들이 연달아 취업 소식을 전했는데요,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에 뿌듯하기도 하고 찬 바람도 잊을 만큼 마음이 따스해지기도 했습니다.
햇수로 3년째 부트캠프를 비롯해 기회가 생긴다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PM 혹은 분석가로의 취업 또는 직무전환을 희망하는 취준생과 신입을 대상으로 멘토링과 강의 등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부족함이 많으니 멘토링을 처음 시작한 즈음엔 오죽 엉성하고 또 어설펐을까요. 성격도 매사 조심스러운데 도대체 무슨 배짱이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커리어의 첫 1~2년을 알려주는 이는커녕 어깨너머로도 배울 기회가 없어 좌절감과 호승심만 가득한 채 보냈습니다. 부디 다른 이들만큼은 저와 같은 불안과 방황을 겪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취준생과 사회 초년생의 성장을 돕는 현재의 회사에 합류한 이유이기도 하고, 회사 이외의 대부분의 시간을 배우고, 배운 걸 어떤 방식과 형태로든 나누는 데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혹자는 사자는 새끼를 절벽에 던져두는 법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클 놈은 알아서 크고, 사회는 학교가 아니니 알아서 챙겨 먹고 알아서 커야 한다고요. 주로 스스로를 개천에서 나고 자란 용으로 빗대며 지금의 성과를 으스대는 어른들이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세상 그 누구도 혼자 자라지 않고, 혼자 배우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저 저 자신이 얻은 수혜나 도움을 잊었을 뿐입니다. 불안과 걱정은 지나친 겸손에서 오고 오만은 나쁜 기억력에서 옵니다.
저 역시 많은 도움과 조언을 얻었고 또 얻고 있습니다. 받은 만큼 성장했냐 묻는다면 잠시 애먼 곳을 쳐다보며 부끄러워하겠지만, 이만큼이나마 자라난 데에 타인의 공이 없었다는 말은 분명 거짓말입니다. 그런데 배움은 멀리서도 오고 또 우연히도 찾아오니, 일일이 찾아가며 되갚을 길이 요원합니다. 그러니 나눠야겠지요. 아래로 또 아래로.
무엇보다 이런 나눔의 과정에서 어느새 스스로가 조금은 더 나아져있음을 체감하기도 합니다. 조금 더 잘 나누려면 조금 더 고민해 보고, 배우고, 경험해봐야 하니까요. 결국 사람은 크고 멋진 일을 하거나 대단한 성과를 내는 때에만 성장하는 게 아니라, 배우며 또 나누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