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트캠프 멘토가 바라본 취준 노하우
IT취업붐이 꺼지지 않던 4년여 전부터 다소 잠잠해진 지금까지, 패*, 코,* 팀* 등 다양한 곳에서 부트캠프나 취업 프로그램 참여자를 대상으로 멘토링, 첨삭, 특강 등을 진행했다.
이런저런 형태로 그간 거쳐간 취준생이 수백 명은 된 것 같은데, 돌이켜보니 다른 수강생보다 비교적 빠르게 취업에 성공한 수강생들에게서 몇 가지 공통된 패턴이 보였다.
1. 취업 방향이 명확하다
2. 방향에 맞는 학습 전략이 세워져 있다
3. 겁내지 않는다 & 고민보다 실행이 빠르다
하나씩 설명해보려 한다.
다른 수강생보다 취업에 빠르게 성공한 학생들은 대체로 방향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물론 지금의 취업난에서, 방향이란 게 바뀌기도 하고 방향과 다른 곳에 취업하는 것만 해도 기쁜 일이지만, 아무런 방향이 없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방향을 알아보기 위해 일종의 '찍먹' 개념으로 부트캠프를 듣는 이도 있지만, 주 5일 하루 8시간 이상 6개월가량 올인해야 하는 부트캠프를 단순히 방향을 알아보기 위해 온다면 아무래도 가성비가 떨어진다.
이게 맞는지만 알아보려고 발만 담갔는데 알고 보니 전력질주를 해야 하는 꼴이니까.
나중에 바뀌든 방향과 다르게 취업을 하든 일단은 방향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방향이 있어야 나의 시간을 활용할 전략과 로드맵이 나오기 때문.
수강생들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모르는 부트캠프 특성상 '데이터 분석' 하나만 해도 온갖 커리큘럼을 전부 가르친다. 막상 실무자 역시 개념만 얼추 알고 정작 활용할 일이 없는 것까지.
그런 와중에 취업 방향이 없다면 이 방대한 커리큘럼에서 대체 어디에 힘을 쏟고 어디는 힘을 뺄지, 남는 시간엔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전략이 없으면 결국 불안한 마음에 "SQLD를 따야 하나요 ADsP를 따야 하나요?" 같은 자격증 고민으로 귀결되고.
그렇다면 방향과 취업 전략이란 무엇인가? 했을 때
1. 산업이 정해져 있고 (커머스, 제조, 뷰티 등등)
2. 그 산업에서 요하는 유사 직군 중 희망하는 직군이 있고
3. 그 직군이 요하는 역량과 기술,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4. 현재 상태와 비교해 부족한 것을 골라낸 뒤
5. 1개월, 3개월, 6개월 등의 타임라인이 맞춰 보완 또는 강화할 것과 기타 to-do list를 세우는 일련의 과정
예컨대 2번에 대해 '데이터 분석가' 하나만 해도 산업에 따라 비즈니스 분석가, 프로덕트 분석가, 마케팅 분석가,... 등등 직무가 세분화되어 있고, 각자마다 요하는 기술과 역량이 다른데
방향이 없으면 대체 뭘 위해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가 윤곽이 나오질 않는다.
성향 탓도 있고 워낙 취업이 힘든 때라 움츠려든 탓도 있겠지만 내가 만나본 수강생들은 대체로 "착하고 성실한데 적극적이진 않은" 상태였다.
돌이켜보면 나라고 달랐는가? 하면 할 말은 없긴 한데, 이에 비해 확실히 빠른 소식을 전해온 멘티들은 대체로 공격적인(positive) 점이 있었다.
- DM이든 뭐든 모르면 바로 물어보고
- "이거 한 번 해봐라" 제안하면 바로 실행해 보고
- "비전공자라서요", "처음이라서요" 등 뒤에 숨지 않고
- 퀴즈나 실습 과제 100점 보단 실제 경험에 더 집중하고
- 이력서든 포폴이든 어설프더라도 일단 만들고 피드백받고
반면 성실하고 착한데 다소 움츠려 들어있던 학생들은
1. 물어봐도 되는지를 고민하고
2. 머리로는 안 것 같은데 하진 않고 (더 중요한 다른 무언가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3. 비전공자라는 자격지심 혹은 두려움이 컸고
4. 경험이나 실행보단 더 많은 걸 공부하려 하고
5. 완벽하게 하려다가 피드백받을 거리를 만들어오질 못했다
나 역시 그 마음이나 상태를 겪어봐서 알기에 최대한 뭐라도 하나 더 주고, 고민보단 실행으로 옮길 수 있도록 이끌려 하지만 결국 알을 깨고 나오는 건 병아리 스스로이기에 간혹 안타까운 마음만 안고 멘토링 기간이 끝나기도 한다.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때에 이런 이야기조차 취준생의 난처한 상황과 시대의 암울함을 모르는 안온한 기성세대의 헛소리일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요지는 취업준비생들, 특히 전공과 배경을 바꿔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이 시기를 수월히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