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은 하나의 주먹밥이다
위빠사나 명상을 시작한 나로서
내가 이해한 걸 주먹밥으로 표현해 보았다.
위빠사나의 기본은, 우리가 ‘나’라고 믿는
고정된 자아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렇기에 ‘너’도 없고,
모든 현상은 원인과 조건에 의해 생겨나고
사라질 뿐이다 — 이를 연기法이라 한다.
‘나’와 ‘너’가 없는 이유는
우리의 육체는 태어나면서부터
빌린 렌탈 육신일 뿐이고,
생각 역시 전생과 현생의 경험들이 얽힌 결과로,
‘내가’ 만든 게 아니라,
그저 조건 따라 떠오른 연기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주먹밥이다. �
• 속의 내용물은 전생의 경험
• 그걸 감싼 밥풀은 현생에서 쌓은 경험
• 겉을 싼 김은 우리의 육체
• 비닐 포장은 사회적 역할이나 외적 표현(옷, 직업, 성격)
주먹밥 안의 속은 사람마다 다르다.
참치마요, 불닭, 불고기 등등…
그 이유는 우리 모두가 다른 경험과 조건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에 똑같은 주먹밥은 없다.
(편의점에는 있지만…ㅎㅎ)
그러니 주먹밥끼리
“너가 잘났네, 내가 잘났네”
“넌 참치니까 부럽다”
“난 김치라 슬프다”
이럴 필요가 없다.
누가 더 대단한 주먹밥도 없고,
나쁜 주먹밥, 좋은 주먹밥도 없다.
우리는 그저
경험이 똘똘 뭉쳐진 조건적 존재일 뿐이니까.
그리고 그 모든 걸 바라보는 의식은,
주먹밥 바깥 어딘가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