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이꺼 대충 좀 살자.
낮잠을 즐기는 귀여운 고양이 처럼.
주말 동안 잠도 잘 못 자고 신경 쓸 일이 있어 오늘은 몸이 안 좋았다. 그야 매달 생리전. 후로 일주일은 몸살에 시달리니 한 달에 반은 아픈 날이구나.
성격상 할 일을 두고는 쉬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집이 일터이자 동시에 쉼터다. 집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쉽게 보는 분들도 있지만 집에서 일을 한다는 건 쉼터를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하는 일은 하면 할수록 성과가 좋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집에서 쉬고 있다고 한들 마음이 편하지 않다. 나는 차라리 하고 마음 편한 쪽을 택하는 스타일이다. 일 뿐만이 아니다. 집안일, 육아 또한 더 한다고 해서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놓기 시작하는 순간 나만 아는 구멍과 미세한 균열을 보고도 참아 넘겨야한다. 그것을 보고 스트레스를 받느니 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쪽을 택한다.
그러니까 오늘은 세탁기를 돌려놓고 다 될 때까지 기다리기 힘든 정도의 피곤함에 쉼을 택했다. 세탁기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무의식 중 신경이 쓰였는지 꿈속에서도 다 된 빨래를 건조기로 옮겼다. 깨보니 다시 꿈. 그렇게 꿈속에서 빨래를 세 번이나 건조기로 옮겼다. 꿈에서 깨고 보니 아직 세탁기는 다 돌아가기도 전이었다.
평소에 잠잘 때나 아플 때 외에 집에서 눕는 일이 없고, 할 일은 끝내고 쉬는 스타일에 아파서 낮잠을 자더라도 알람을 맞추고 잔다. 이렇게 적고 보니 참으로 피곤하게 산다는 생각이 든다. 경계가 없는 이곳에서 일과, 쉼을 구분하자고 또다시 다짐해본다.
나도 이 말을 누군가에게 듣고 싶었나 보다.
"대충 사세요."
오늘 만이 아니라 매일이 드럽게 힘든데,
그까이꺼 우리 대충 좀 살아 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