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주인공인 글.
삼 주 째, 직접 찍은 꽃 사진에 짧은 생각들을 곁들여 블로그를 꾸미시는 내 엄마. 엄마는 나의 글을, 나는 엄마의 글을 읽습니다.
내 글에 온통 주인공이었던 엄마가, 내가 온통 주인공인 자신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작가님으로 불러주며 제삼자인 듯, 팬인 듯 그렇게 서로의 글을 읽고 답을 달며 서로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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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8
-엄마의 글-
민들레를 닮은 딸.
딸을 보고 와서 오늘도 매우 기분 좋은 날이지요. 항상 신경을 많이 써서 마음이 아프다는 내 딸. 그런 딸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으면서도 마음이 아프답니다.
어릴 때부터 지극히 예민하고 생각이 깊은 아이였기에 엄마인 내가 많이 기대어왔지요. 내게서 딸을 놓아줄 생각과 각오가 생긴 걸 보니 이제야 내가 철이 좀 드나 봅니다.
딸아이의 산후 우울증, 어릴 때의 왕따 사건. 그 어린것이 얼마나 아팠을지.. 난 이제야 조금씩 가늠해 봅니다. 내가 지켜주지 못한 점, 다정하게 안아주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고 목이 멥니다.
심지어 내가 우울증을 앓고 있을 때, 내 엄마 대신 나를 지켜 주던 효녀이지요. 말로만 자기 살기 위해서 멀리하고 모르는 척한다지만, 진짜인 속 마음은 어쩔 수 없이 내겐 다 보이지요.
안쓰러운 내 딸. 항상 행복하게 살아주길 바랍니다.
사랑한다 내 딸. 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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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작가님 따님이 왜 민들레 꽃을 닮았을까요?
엄마 - 내 딸은 여리고 가냘프지만 당차고 대 쌘 것도 하나의 매력이지요. 때로는 가슴으로 때리는, 장미의 가시로 아주 아프게도 하지요. 그럴 땐 아주 쓰고 노오란 민들레를 떠올리게 합니다. 발에 밟히는 것을 감수하고 또다시 꽃을 피우니까요. 내 딸 민들레.
숨겨도 감출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바로 사랑하는 마음이겠지요. 그녀를 똑 닮은 나. 그녀도 나처럼 노오란 민들레였던 적이 있었겠지요.
하지만 이제 밟힐 걸 감수하고도 노오랗던 시절은 그만 놓아주고 그저 바람이 부는 대로 몸을 맡기는 민들레 홀씨가 되어 가볍게 날아오르길 바랍니다.
어느 날,
그녀는 또다시 필 겁니다.
바람이 데려다주는 어느 곳에 닿아 노오랗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