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김새를 읽는다.
두 눈이 먼 듯 눈을 감고
당신의 글을 만진다.
예민한 감각이 손 끝을 끌어
생김새를 탐닉한다.
둥글고 약간 볼록한 이마,
그려낸 듯 잘생긴 눈썹,
감겨있는 눈시울 끝 기다란 속눈썹,
두 눈 사이 거침없는 탄탄한 콧날,
인중 아래로 이어진 선명한 빛깔의 입술.
이윽고 나는
두 손의 모든 면적으로
당신의 얼굴을 감싸 안는다.
손 끝의 감각,
지문 사이사이의 미세한 촉감으로
정성스레 당신을 읽는다.
떨어진 빗방울이 얼굴을 타고 그리듯
섬세한 곡선들이 경이롭다.
아. 당신의 글은 이렇게 생겼구나.
당신은 경이로운 곡선을 살아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