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말했다.
꽃이 예뻐보는 나이가 있다고.
나는 아직 그 나이가 아닌가 보다 했는데,
아닌 게 아닌 모양이다.
만발한 매혹에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이가 얄미웠던 모양인지
더욱 선명한 발색을 하고,
더욱 풍성한 바디로 시선을 잡아끈다.
며칠 전, 세찬 비바람이 불었다.
꽃은 언제 예쁜 적이 있었냐는 듯
무말랭이처럼 쪼그라들고 낙하하여
시작되는 새치마냥 듬성듬성 하다.
영원할 것 같던 어여쁨이
단 며칠 사이 서글퍼졌다.
그럼에도 쓸쓸해하지 말자.
어김없이 일 년을 준비하여
다시 와 주니까.
기다림은 설렘이니까.
죽어있던 설렘 하나 되살려 본다.
너도 예뻐지는 시간이 필요했구나.
꽃을 모르던 내가 알 리 없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예뻐지는 채비가 너무 길었다.
이제 그만하면 됐다.
애썼다. 수고했다.
질 때 지더라도 마음껏 피어보자.
마음껏 흐드러지자.
마음껏 어여쁘자.
너도,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