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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카 Jul 02. 2022

활자의 생명


단어들의 무덤




매일 똑같은 얼굴, 같은 이름을 한 그들.

어떤 손끝을 만나 숨을 갖는다.

개별의 생김새, 성격을 받기 위해

주인을 찾는 험난한 여정.


낯선 심장을 만나 자립된 존재로

온기를 갖출 때야 제기능을 하는 그들.

빨갛게, 푸르게, 노랗게 때론, 그 어떠한.


가끔,

잘못된 손끝과의 인연은

영혼을 트린다.


선으로 와 악만 남은 인연은.

먼저 간 선들을 따라

그들의 무덤으로.


오늘 나는

영혼이 흐트러진 내 단어들을

긴 행렬에 몰래 세웠다.

그리곤 뒷모습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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