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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카 Jul 10. 2022

베껴쓴 글.


눈의 망막

때론 뒤통수쯤,


어두운 밤하늘 저 한 점의 달처럼

사진 한 이 문득 떠오른다.


오래 붙들어두면 흩어질세라

감은 눈 안에 심안으로

지그시 응시한다.


심장 주위를 맴돌던 혼을

사진 앞에 모셔놓곤

조곤조곤 하나씩 뜯어 보인다.


흑백, 때론 컬러인 사진들이

한 편의 영상처럼 흐르기 시작하면

부산스럽던 손가락은 더욱 빠른 리듬을 탄다.


정체되지 않은 공기,

흐르는 배경들의 냄새,

박제된 인물들의 표정, 생김새,

이어진 모든 제스처의 의미 하나까지

토씨 하나 빼지 않고 베껴 쓰곤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다.


그렇게 또 하나의 사진을 베껴 완성된

글 한 편을 등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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