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목소리로 배웁니다.

by 윤슬



첫째를 임신하고 있었던 기간 한 티브이 채널을 통해 '위키드'란 어린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참 좋아하고 임신까지 한 상황이기에 겸사겸사 그 프로를 퍽 즐겨 시청했었네요. 사실 어린아이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 경쟁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순수하고 맑은 목소리로 가슴까지 전해지는 메시지와 전율이 태교에 큰 도움이 된 건 분명할 것이라는 확신을 해요. 오죽하면 프로그램 본방 시간 외에도 틈틈이 찾아 듣고, 둘째 임신 기간 중에도 첫째 때 느꼈던 그 감동과 울림을 떠올리며 2년 만에 다시 노래들을 찾아 반복하여 듣곤 했을까요.


어제 우연히 '위키드'에서 오연준 군이 불렀던 '바람의 빛깔'이란 노래가 정치적 이슈에 함께 거론되는 걸 봤습니다. 사실 여전히 어렵고 관심을 두기 어려운 것이 정치라, 뉴스를 읽어도 자세한 과거 사항까진 알진 못했는데요. 어쨌든 이 좋은 노래가 정치적 이슈에 여러 번 사용되는 게 개인적으론 썩 좋진 않았습니다. 어쨌든 그 뉴스 덕분에 오랜만에 제가 좋아했던 '위키드' 어린이들의 노래를 다시 한번 찾아들었네요. 역시나 언제 다시 들어도 어린이들의 맑고 순수한 음성은 제게 많은 깨달음을 주네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특히 좋아했던 두 곡을 공유하고 싶어 가져와 봅니다. 짧은 가사들에 우리들이 잊지 않고 가슴에 새겨야 할 것들이 진하고 묵직하게 녹아있네요.




https://youtu.be/ut3VN7z8Zs4



바람의 빛깔



네. 나무와 바위 작은 새조차 세상을 느낄 수 있지요. 우리는 우리와 다르게 생긴 모든 것, 그것이 동물이든, 식물이든, 인간이든.. 그 어떤 것이든 어느 것 하나 무시하거나 쉽게 대해선 안 되는 것이죠.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나무를 베면 얼마나 크게 될지 알 수 없듯, 아이들과 타인의 마음 또한 쉽게 베어선 안 되겠습니다. 피부색, 언어, 건강 상태 등의 많은 조건들이 나와 다르다고 하여 편견을 갖거나 차별해서도 물론 안 되겠지요.


이 노래를 들으며 제 뱃속의 아이도 바람이 보여주는 빛깔을 볼 수 있는 그런 눈을 가질 수 있길,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볼 수 있길 바랐던 적의 기억을 되짚어 봅니다.





https://youtu.be/1Ea39j2XVHA



천개의 바람이 되어



지난 4월 16일이 어느덧 세월호 8주기였지요. 이제 이 노래를 들으면 절로 세월호 참사가 떠오릅니다. 저는 아직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되지 않았을 당시의 일이지만 그때 당시에도 마음이 참 많이 아팠던 기억이 생생한데요. 자식을 낳고 부모가 된 이후 이 노래를 들어보니 또 다른 느낌의 더 깊고 무거운 어떤 아픔이 마음을 짓누르는 듯 느껴졌습니다.


우린 망각의 동물들이라 특정 하루라도 정해 놓고 기념하지 않으면 자꾸 잊습니다. 그리곤 금방 망각하고 실수를 반복합니다. 그래서 꼭 특정일이 아니더라도 자꾸 언급하고 떠올려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노래 가사에 처럼 천사가 된 아이들이 누군가를 위해 무엇이 되어 있어 주기보다, 이젠 정말 오롯이 자신을 위해 잠들어 있지 않고 수 많은 바람이 되어 세상 무엇으로도 존재하길 바랍니다.



되고 싶은 것으로, 머무르고 싶은 것으로 어디든...






이 노래들을 다시 들으며 출산 전, 임신 당시의 마음들을 돌아봤습니다. 제가 아이를 갖길 희망하며 또 아이를 뱃속에 품고 가졌던 바람과 다짐들을 저는 잘 지키고 또 바라던 길을 걷고 있는지를요.


잠시, 무조건 '내'가, '우리'가 우선적이며 '초긍정적', '초이성적'을 말하고 주입하는 현시대의 흐름을 골똘히 들여다보며 큰 부작용은 없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과거에 제가 아팠을지라도 내 아이들 역시 타인을 돌아볼 줄 알고, 양보하고, 배려하고, 공감할 줄 알며 두렵고 힘든 일까지도 마주할 줄 알며, 적당한 이성에 한 스푼의 감성도 버무려진 그런 아이로 성장하게 도와주려 노력합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바람의 빛깔을 볼 수 있는 눈과,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괜찮냐'는 안부 정도는 물어봐 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배우고 나누며 자랐으면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아이들이 성장하는 만큼, 우리가 사는 이 세상도 지금보다는 좀 더 따뜻하고 바르게 성장하지 않을까요.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

-바람의 빛깔 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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