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한 주부다.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겨우 나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중고 업과 아이디어스 작가로 활동하며 돈벌이를 하고 있다. 어쩌다 보니 이젠 브런치 작가라는 근사한 타이틀도 얻게 되었다.
나의 활동 깊이를 모르는 사람들은 대단하게 보거나 부러운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사실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종류의 일에 아주 얕게 발만 담그고 있는 수준이기에 그런 시선을 받는 것도 부끄러울 따름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무식하다. 타고나길 영특한 머리는 못 되지만 노력을 게을리해서 무식하다고 해두는 게 내 마음도 편할 듯하다.
어렸을 때 돈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꿈과 배움의 가치보단 돈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고, 어떤 배움의 시간도 통장에 찍힌 큰 숫자들로 가볍게 눌러버릴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고백하자면 어리석은 나는 배워보길 돌 같이 했다. 그런 시간들은 도착지에 이르는 시간만 늦출 뿐이리라 생각했다. 이렇게 길고 치사하게 자기 합리화를 하며 핑계를 대어 보지만 결론은 그냥 못 배우고, 안 배워서 무식하다는 거다.
이런 단점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내겐 엄청난 장점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번엔 합리화가 아닌 순수한 사실이다. 꿈의 가치와 배움의 즐거움을 조금 늦게 깨달은 나에게 배움이란 더욱 쟁취하고 싶은 도전이 되었고, 점하나 찍혀있지 않은 하얀 도화지와도 같은 나에겐 뭐든 그리면 그리는대로 잘 그려졌다.
글을 쓸 때도 그랬다. 어설프게라도 글쓰기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면 시작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내겐 누구의 시선도 두렵지 않았다. 맞춤법도 정확하지 않은 내가 혹여라도 글을 쓰겠다고 생각이나 했겠는가? 감히 '글'이라는 이름을 붙여 볼 생각도 하지 않았기에 용감하게 시작했다.
나는 무식해서 용감하다. 무식한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예전의 나처럼 덮어놓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무식은 어떤 일이든 겁 없이 도전하게 해 줬고, 도전으로 많은 것을 얻게 해 줬다.
'글'이란 의미와 깊이조차 가늠해보지 못한 내가 뭐에 씐 듯 이끌려 작가가 되었다. 앞뒤 순서가 한참 잘못되었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글의 의미를, 글의 깊이를 생각하게 되었고 알고 싶어졌다.
무엇보다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운 좋게 훌륭한 작가님들의 글을 만나면서 글에 녹아 있는 진심들이 내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하게 했다. 그런 글들을 만날 때면 글을 더욱 진지하게 대하고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고서야 알게 되었지만 의외로 주변에 브런치에 신청하고 승인받지 못하거나, 주저하여 도전도 하지 못 하신 분들이 많았고, 그분들의 격려와 축하도 많이 받아서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했다.
우연한 기회로 시작되었지만 이런 무식함에도 도전하면 기회가 주어질 수 있고, 시작한다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의 희망을 내 글에 담고 싶다.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거나 무식해서 무엇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주저하여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는 분들께 이 글이 닿는다면 조금이나마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소심한 재능으로 이제 막 시작된 내 글은 헝클어진 머리처럼 단정하진 못 하지만, 진심의 빗으로 매일 빗다 보면 어느 날엔 예쁘게 빗어 가지런히 묶인 우리 딸아이 머리처럼 예뻐 보이는 날도 오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