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전하는 마음

첫 번째 이야기.

by 윤슬
"오디오북 듣다가 네 생각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친은 짧은 메시지와 함께 한 권의 책을 선물로 보내왔다.


오랜 시간 함께하다 보니, 우린 오고 가는 짧은 문장 하나만으로, 순간순간 서로의 미세한 감정선을 짚어낼 수 있는 스킬이 생겨버렸다. 나는 연마 한 그 세월로 단숨에 문장을 뜯어 그녀를 해독해 냈다. 문자에 찍힌 수많은 'ㅋ'(키읔)이 그녀의 수줍은 미소를 대신했다..


"아. 이런 사랑스러운 지지배...
정말 고마워."




친구야, 너는 나의 책, 나는 너의 책.

오랜 세월이 지나도 아직 읽을 게 너무 많아 행복하다.

<친구에게/이해인 글, 이규태 그림>





친구야, 사는 일의 무게로 네가 기쁨을 잃었을 때

나는 잠시 너의 창가에 앉아 노랫소리로 훼방을 놓는 고운 새가 되고 싶다. <친구에게/이해인 글, 이규태 그림>





친구가 준 책을 펼쳐 한 문장, 한 문장 천천히 녹여 음미하며 생각했다...




나도 당신의 책이 되고 싶노라 되뇌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살다가 살다가 너무 힘겨울 때,

그럴 때 가끔은 펼칠 수 있는, 오래 읽히는 책이 되고 싶노라 되뇌었다.


사는 게 늘 바쁘고 고단한 당신.

그럼에도, 더한 고단함을 찾아 매일 허덕이는 당신에게,

잠시라도 훼방을 놓는, 훼방꾼이 되고 싶다 되뇌었다.

그 시간만은,

핑계가 된 나로, 모든 걸 잠시 내려놓고

당신이 쉴 수 있기를 되뇌었다.


나는 너의 책으로, 너의 훼방꾼으로

네 방 책상 위에,

때론 너의 작은 손안에 쥔

그 어떠한 시간에나 존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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