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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카 Mar 08. 2023

모른다는 걸 안다는 것

너 자신을 알라

솔직함이 약점이 되는 세상




제 글엔 '짧은 학력', '아픈 개인사', '병력'등의 내용들이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에세이 형식의 글을 주로 쓰는 제겐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저는 종종 무지하다는 걸 의식적으로 글에 드러내곤 했는데요, 그런 솔직함은 어느 순간 제 약점이 되어있었습니다.

 


'당당해지세요.'

'자신감을 가지세요.'

'과한 겸손도 좋지 않아요.'



좀 이상했습니다. 가 선택적 고졸로 학력이 짧은 것과, 아픈 개인사나 병력등이 스스로 당당하지 못하고 자존감 낮아질 게 뭐가 있지?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나는 그런 사실들이 전혀 부끄럽거나 자존심 상하지 않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것인데 말입니다. 게 그런 사실들은 그냥 팩트이지 약점이 될만한 부분이 전혀 아닌 것이었죠.





정말 무서운 사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유식한 자라도 자신이 보고 듣지 못하고 배우지 못 한 분야에선 무식자나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또 가진 수식어는 많더라도 견식이 떨어지거나 지혜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은 진짜 유식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으로 정말 존경을 느끼는 분들은 배우면 배운 만큼, 알면 아는 만큼 겸손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분들은 아는 게 많아도 듣는 귀는 열고 말하는 입은 닫습니다. 존경받아 마땅한 분들이며 진정으로 무서운 분들이지요.


반대로 어설프게 좀 아는 사람들은 그 얕은 지식이나 수식어를 자랑하지 못해 안달이 나곤 합니다. 그런 티 나는 언행이 유독 제 눈에만 보이는 걸까요? 그나마 자기 자랑에서 그치면 좀 젊잖은 이지요. 하지만 자랑도 모자라 남을 가르치려 들거나 상대를 함부로 평가하여 비하하거나 조언이라며 꼭 대못을 박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른다는 걸 안다는 것




몇 개월 전 선물 받아 앞머리만 조금 읽고 바빠서 닫아 둔 책을 요 며칠 꺼내 읽고 있습니다. (네, 초콜릿처럼 조금씩요. 푸핫)


유난히 지혜롭고 감사한 말씀들이 많이 등장해서 책을 읽는 중간중간 경이로움과 충만함을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그 좋은 내용 중, 벗 님들과 함께 보면 참 좋겠다 하는 부분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이미 대부분 읽으셨을지도 모르지만, 혼자 읽기엔 너무 아까워 가져 왔습니다...)



"그렇다면 정해진 운명을 아는 자가 지혜자인가요?"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의 출발이지. 소크라테스가 대표적이야. 소크라테스는 지혜를 사랑한 철학자였어. 그가 지혜를 따라간 건 운명을 믿었기 때문이라네. 신탁이 아테네에서 가장 똑똑한 자가 소크라테스라고 하니, 궁금해서 길을 나섰지. 그가 살펴보니 아테네 사람들이 다 똑똑한 척을 하는 거야. 자기는 모르는 게 너무 많은데, 사람들은 물어보면 다 안다고 하거든. 그때 신탁의 의미를 깨달았지.

'아! 내가 모른다는 걸 안다는 게 이 사람들보다 똑똑하다는 이야기구나.'

소크라테스는 '모른다는 걸 안다는 것'이 인간이 알 수 있는 최고의 지혜라고 봤네. 자신이 무지하다는 걸 아는 자가 아테네에서 소크라테스 한 사람이었던 거야.

'너 자신을 알라.'
이것도 신탁에 나오는 말이야. 신의 예언을 대언하는 무녀들의 말이지.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



아, 물론 제가 지혜롭다는 뜻으로 이 부분을 가져온 건 절대 아닙니다. 정말 안 비밀을 하나 알려드리자면, 저는 무지해서 '자만 자체 차단기능'이 뇌에 탑재되어 있습니다. 아, 이런 식으로 자주 글에 썼다가 '자존감 낮다', '당당해지라'는 말을 듣곤 했지? 푸하하하하.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생겨먹은 게 이런 걸.

'홍시'보고 '감'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하핫. 






모른다는 걸 안다는 것, 얼핏 보면 참 단순하고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을 여러번 읽어 내리며, 저도 더욱 '제 자신을 아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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