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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카 Jul 15. 2024

우리는 무엇으로

사랑하는





아이는 밥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듯한데도

'엄마는 널 사랑해'란 말에 더 배부른 표정을 짓는다


아이는 유치원. 학교를 거쳐 생각이 쑥쑥 자라는 듯했지만

신통방통하게도 '엄마는 널 믿어 잘하고 있어!'라는 이 말에 더욱 싱싱한 생각의 초록싹을 틔워냈다


아이는 한겨울 푹신한 이불속을 참 좋아했지만

요상하게도 딱딱한 내 품에서 더 만족감을 표현했다


아이는 '사랑해'라는 말을 삼키며 자랐고

아이는  '믿음'을 '격려'를 듣고 튼튼해졌으며

아이는 딱딱한 내 품 안에서

투명 갑옷을 지어 세상으로 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 듯했다


아이는 무엇을 먹고

무엇을 듣고 배우고

무엇으로 자라는가


나는 무엇을 먹고 싶었고

무엇을 듣고 배우고 싶었고

무엇으로 자랐던가


우리는 무엇으로... 무엇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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