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카페산책
자칼들의 마을에 한 소년이 시장을 맡게 되었다. 자칼들은 매일 서로 끊임없이 다투고, 규칙은 점점 늘어난다..... 소년 시장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마을은 늘 무질서하다. 그러던 어느날 기린이 나타나, 지치고 힘든 소년을 위로하고 마음을 읽어준다. 또 보이지 않던 자칼들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고 떠난다.
동화책 《자칼마을의 소년 시장》의 줄거리이다. 소년의 마음이 변해가는 과정이 단순한 듯 하면서도 어렵게 느껴진다. 어른이 되어 동화책을 읽으면 마음이 복잡해지는 것 같다. 현실 세상은 동화처럼 그리 단순하지도 않고 규칙대로 움직이지도 않고, 사람들의 감정도 여러차례 다른 옷을 입어 다른 것처럼 보인다. 감정을 다스린다는 이성도 태생 자체가 그러한 감정들을 수집하고 통찰하는데서 출발한 것이 아닌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개와 고양이 펭귄 곰… 등이라 동물인형들이 주로 그러한데, 의외로 기린 인형도 많은 것 같다. 기린 장식품만 수집한다는 사람을 TV에서 본 적도 있다. 목이 긴 기린은 내가 잠들어 있어도 깨어 있을 것 같고. 멀리 미래를 내다 보는 현자賢者 같은 느낌이 든다.
원목 난간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기린. 이 카페는 사회적 기업으로 십여 년을 운영중인데, 나도 여기서 커피와 함께 3년을 보냈다. 중년 제2의 인생 길목에서 새삼 일도 미래도 사람도 다 소중하게 생각된 시간이었다.
자칼들이 아니라 소년을 성장시키고 떠나간 기린. 소년은 이제 방향을 알게 되었다.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가지 않고 좋은 어른이 될 것이다. 나도 어디로 가든 방향을 잃지 않고 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