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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오를 동경하다

- 커피가게 동경

by 넷마인


핸드드립에 필수인 드리퍼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리오는 같은 원두라도 바리스타에 따라 맛이 차이가 크다. 하리오V60이란 제품명이 가리키듯 드리퍼 각도는 60도이며 아래는 뚫려있다. 유속流速이 빠르게 고안되어서이다. 대신 잡미를 현저히 줄여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세계적인 바리스타들의 사랑을 받은 드리퍼 중 하나이다. 온수를 원두가루에 붓는 속도와 떨어지는 커피액의 속도가 같은 그야말로 핸드드립.


여기선 대부분의 카페에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은 없고, 모든 커피를 하리오로 내려주는 모양이다. 한 켠에 로스팅 기계가 있는 걸 보니 원두도 신선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루종일 핸드드립을 하면 손목이 남아날까 싶어도 커피맛은 일품이다. 아인슈패너로 유명세를 탄 집이라는데 기본이 좋아야 응용도 잘 나오는 것이라는 불멸의 법칙은 여기서도 확인된다. 이름이 동경이니 아마도 일본에서 커피와 여러 레시피를 배워 온 것이 아닐른지.



다시 찾아오라고 하면 나는 또 지도를 검색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후미진 골목, 창문도 간판도 없는 지하 카페가 항상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다. 낡은 책과 레코드판, 턴테이블과 타자기... 오랜 소품들이 커피맛에 깊이를 더한다.


모처럼 머그가 아닌 예쁘고 작은 잔을 홀짝인다. 매일 아침 핸드드립으로 온가족 커피를 내려 마신다는 지인왈, 자신은 가끔 하리오로 내려도 이 맛이 안난다고 아쉬워한다.


언젠가는 원하는 맛을 찾으시겠지요... 도전할 게 있다는 건 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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