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과 불안을 당겨 쓰지 말자.

by jaeik



나는 일을 미루는 편이다

마감이 임박하거나 당장 처리해야 하는 시기가 오면 그제야 몰아서 일을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미루고 미루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그제야 일을 끝낸 뒤 안도의 한숨을 몰아쉰다.

그런데 미루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걱정과 불안이다.

일은 내일 해도 되고, 공부는 나중에 해도 되는데, 걱정만큼은 미루지 못하고 당장 오늘 해버린다. 아니, 오늘뿐만 아니라 내일 걱정, 다음 주 걱정, 심지어 몇 달 후 걱정까지 미리 당겨서 한 적도 있다.
미리 걱정을 한다고 달라질 일도 없는데.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 중 '출근 직전'에 가장 불안감을 느낀다고 한다.

출근이 싫은 게 아니라 그 안에서 마주해야 할 감정이 두려운 거지. 정작 우리를 무너뜨리는 건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의 감정인 것 같다.

정말 중요한 일은 미루면서, 정작 미뤄도 되는 걱정은 왜 이렇게 열심히 할까?

내일 회사에서 일을 오늘부터 걱정하고, 다음 주 회식에서 무슨 말을 할지 벌써부터 고민하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에 대해 시나리오를 수십 개씩 만들어가며 불안해한다.

그러다 보니 오늘 해야 할 일은 제대로 못 하고, 내일 걱정만 잔뜩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내일 걱정을 오늘 당겨 쓰지 말자.

이 말이 요즘 내게 가장 필요한 말인 것 같다.

일을 미루는 건 나쁜 습관이지만, 걱정을 앞당기는 건 더 나쁜 습관이다. 일은 미뤄도 결국 해결되지만, 걱정은 아무리 미리 해봐도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나의 에너지가만 뺏기기만 하고 말이다.

그래서 요즘은 의식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걱정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이건 지금 해결할 수 있는 일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일단 미뤄두려고 한다.

일을 미루는 습관은 고쳐야 하지만, 걱정을 미루는 습관은 나를 위해 길러야 할 것 같다.

오늘은 오늘의 일에만 집중하고, 내일 걱정은 내일 하자

어차피 내일이 되면 오늘 걱정했던 일은 별게 아닌 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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