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보다 편안한 사람

by jaeik


오늘 오랜만에 친구와 만나 영화를 함께 보고, 점심과 저녁 식사를 먹고, 산책까지 즐기는 완벽한 하루를 보냈다.

요즘은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하루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재미없는 이야기에 억지로 웃지 않아도 되고, 인위적인 표정을 지을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친구를 만나는 것은 정말 다행인 일이다.

부족한 모습을 보여도 함께 웃을 수 있는, 흔히 말하는 '깔깔 메이트'이자 애착인형 같은 친구는 하나쯤 있으면 참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가식 없이 마음껏 편안함을 느끼고, 굳이 좋은 말만 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는 때때로 잊고 있던 본연의 모습을 되찾게 해주는 것 같다.

친구라고 해서 다 같은 친구는 아니다.

연락이 오면 괜히 껄끄러워 피하게 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스스럼없이 만나도 전혀 부담 없는 관계도 있다.

어떤 친구와는 만나기 전부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하게 되고, 어떤 친구와는 그냥 나가자고 하면 아무 생각 없이 슬리퍼 끌고 나갈 수 있다.

어떤 친구 앞에서는 내가 요즘 힘든 이야기를 꺼내기가 조심스럽고, 어떤 친구 앞에서는 "요즘 진짜 힘들다"라고 자연스럽게 털어놓을 수 있다.

그 차이가 뭘까?

아마 편안함의 차이인 것 같다. 판단받지 않을 것이라는 안전감,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믿음.

나 또한 누군가에게 가식 없이 본인을 내보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내가 누군가에게는 연락하기 부담스러운 사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언제든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일 수도 있겠지.

좋은 사람보다는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항상 긍정적이지 않아도, 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지 못해도, 그냥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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