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군 전투복을 다림질하다/정유지

각 갑힌 어깨 선 위 포탄이 쏟아진다 격전지 깃든 눈빛 한 됫박 배어나고

by 정유지

프랑스군 전투복을 다림질하다*

정유지


단장의 능선 따라

아카시아 향 풍긴다

전우의 눈물 핏물

가칠봉 진창 튕긴

고지전 반복한 현장

그믐마저 날 선다

각 잡힌 어깨 선 위

포탄이 쏟아진다

격전지 깃든 눈빛

됫박 배어나고

땀 송송 묻어난 가슴

묻어난 소금 지도

곤한 잠 훌훌 털며

흙 묻은 군화 신고

정찰로 개척하듯

칠부능선 누빈다

햇살도 일조점호 맞춰

일렬로 줄 세운다

백병전 반복하다

홀연히 쓰러져도

목숨을 다진 참호

구릿빛 날이 서면

길별 된 전사 그리며

한 줌을 뿌린다




* 2007년 9월 22일 강원도 양구군 사태리의 ‘단장의 능선’ 주변에 뿌려진 6·25전쟁 프랑스 참전용사 고(故) 모리스 나바르 씨의 풍장(風葬)을 테마로 삼고 있다. ‘단장의 능선’ 은 6·25전쟁 중 고지전의 격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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