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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안心眼으로 상대를 바라보면, 숨겨진 잠재력이 보인다.

빙하는 큰 몸집을 물속에 숨겨두고, 저수지는 빗물을 고스란히 모아둔다.

by 정유지

빙하 밑 숨겨져서 차지한 땅덩어리

빗물을 고스란히 모아둔 큰 저수지

제대로 볼 수 있다면

큰 세상이 열린다

-정유지의 시, 「심안心眼」 전문


오늘의 화두는 ‘심안心眼으로 세상 보는 법’입니다. 사물을 살펴 분별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외모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상대방의 내공을 중시하는 이도 있습니다.


2011년 세계 경제계에 충격적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거대 정보 기술(IT) 기업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사건이었습니다.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라 불리는 구글의 부사장 앤디 루빈(Andy Rubin)을 주목하게 됩니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21세기 최고 천재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앤디 루빈 일행은 2004년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앤디 루빈은 당시 안드로이드 체제를 만드는 벤처 기업의 수장이었습니다. A전자를 찾아가 A그룹에 팔고 싶다고 협상을 벌입니다. 협상은 결렬되고 싱겁게 끝났습니다. 그리고 단 1년 뒤에 구글은 5천만 달러라는 헐값에 스마트 폰의 혁신적 운영체제 인수에 성공하게 됩니다.


2004년 한국의 문화는 앤디 루빈 일행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첫째, 청바지를 입고 비즈니스 미팅 자리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문화. 둘째, 고작 직원 8명밖에 되지 않는 기업을 무시하는 문화. 셋째, 자유분방해 보이는 스타일을 무시하고 내용보다는 형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적 편견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심안心眼 즉 ‘마음의 눈’으로 상대방의 잠재력을 살펴 분별하는 능력이 발휘되었다면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더욱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을 것입니다. 빙하는 거대한 몸집을 물속에 숨겨두고, 저수지는 빗물을 고스란히 모아서 비축해 둡니다. 빙하가 숨겨놓은 거대한 몸집은 북극 및 남극 대륙을 형성하는 잠재력으로 이어지고, 저수지가 모아둔 수많은 물은 농민들에게 가뭄 속 해갈 역할을 하게 될 잠재력으로 이어집니다.


현재는 시골의 나룻배 사공처럼 보이는 허름한 복장일지라도 큰 바다를 개척할 선장으로 바뀔 수 있음을 바라볼 수 있는 깊고 깊은 ‘마음의 눈’을 길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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