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자수刺繡 / 정유지

땀땀이 켜는밤에 별빛 병풍 둘러치고 고래가 물을 뿜는다 내 마음도 띄운다

by 정유지

바다 자수刺繡


정유지


조류를 타고 노는

윤슬의 푸른 언어

만조를 기다리다

땀땀이 엮는 가을

대어를 낚을 기세로

달빛 한 장 수놓다


팽팽한 신경전 속

은바늘 꿰찬 바다

긴장이 풀린 동해

질주한 향유고래

눈부신 미리내 낚아

심연마저 건넌다

점점이 넓힌 활로

세계를 여는 손길

용연향 떨군 돌섬

순항은 유지될까

밑그림 크게 펼치며

대망大望 하나 심는다

섬섬섬 엮는 연줄

짙푸른 물길 따라

땀땀이 켜는 밤에

별빛 병풍 둘러치고

고래가 물을 뿜는다

내 마음도 띄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담다 / 정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