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간 칫솔 / 정유지
이(齒) 사이 박힌 횡보 미세한 갑골문자가 눈 녹듯이 빠진다
치간 칫솔
정유지
누구나 살다 보면 무게가 존재하듯
시작과 끝 내력을 가늠한 수습 과정
마지막 남겨진 묵언, 단순한 삶 없더라
바다를 누빈 녀석, 흔적을 추적한다
한 시대 풍미하던 흑산도 명품 홍어
가시를 빼내는 작업, 탁탁 쏘는 그 뒷맛
갯벌 속 낙지처럼 은둔의 고수인가
옆으로 걷는 꽃게, 이(齒) 사이 박힌 횡보
미세한 갑골문자가 눈 녹듯이 빠진다
태양을 품은 가슴, 두부로 태어난 콩
푹푹푹 익는 나이, 잇몸 숲 파고든다
단 하루 은거하다가 쓱쓱 쓸려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