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서로 어울려 거대한 숲을 만든다.세상을 품는다.
시인은 나무다. 세상을 품는 숲의 주인공이다.
바람결 날아가서 홀씨 한 줌 뿌렸다
고개를 내밀면서 허리를 세운 초록
제 몸을 감당하면서
숨죽이며 울었다
속으로 또 속으로 울면서 살던 시대
타인의 허물조차 내 탓으로 돌렸다
끝없는 비행의 여정
꽃 한 줌을 날렸다
이제는 가슴 펼쳐 뜨겁게 사는 시기
비바람 막아서며 솔숲을 지킨 종가
대식구 거느린 가장
그늘집도 만든다
- 정유지의 시, 「나무」 전문
오늘의 화두는 ‘나무’입니다.
제주 폭설 풍경을 TV를 통해 보게 됩니다. 한라산에 겨울꽃이 피어납니다.
누군가로 인해 가슴 아프다면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미워하기 때문이지요.
혹시나 골치 아픈 일이 생긴다면 나 자신만을 사랑했거나 주변을 방치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혼자만 살아갈 수 없습니다.
나 역시도 혼자 태어난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 계셨기에 오늘의 자신이 있겠지요.
홀로 강하게 서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 이웃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도 중요하겠지요.
나무는 서로 어울려 거대한 숲을 만듭니다. 시인은 한 그루의 나무입니다. 그 나무는 세상을 품는 숲의 주인공입니다. 서정의 화신들입니다. 부드러운 초록빛 언어가 탄생해 따스한 봄을 세상에 알립니다.
추운 겨울이기에 따스한 봄을, 따뜻한 이 시대의 사랑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혹은 밤하늘의 별을 사랑하는 감성의 주인공이 되어 봅니다.
누군가가 다가와 의지할 수 있는 지상의 나무가 되는 하루 되길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