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살살 녹는 건 배고파 그럴 거야
외로워서 가끔씩 울고만 싶어질 때
참으로 살 맛 나는 세상
꿈꾸고 싶으니까
뜨거울수록 가벼운 시간과 마주하며
미끈히 살아온 삶 몸속 빠져나가듯
칼칼한 어죽의 뒷맛
뜨끈뜨끈 풀린다
뜨겁게 먹을수록 걸쭉한 내장과 속살
개천에서 용 나듯 뼈대의 집안 내력
아, 입속 가시로 남아
회자되고 싶어라
- 정유지
오늘의 창은 ‘추어탕(鰍魚湯)’입니다.
미꾸라지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국을 말합니다.
비타민 A와 D, 단백질이 풍부한 미꾸라지는 뱀장어 못지않게 영양가 높은 식품으로 잘 알려진 보양식의 대명사지요.
추어탕을 서민음식으로 비유하면, “진흙 속에서도 삶을 지켜낸 보양 한 그릇”, 바로 가난 속에서도 꿋꿋이 버틴 서민의 국밥이라 할 수 있어요.
추어탕은 흙탕물 속 희망을 건진 서민의 보양식입니다. 추어탕은 원래 사또나 양반의 음식이 아닌, 논일하다 지친 농부들이 체력 보충용으로 즐긴 ‘진짜 서민 음식’입니다.
오늘날에도 해장, 원기 회복, 가을철 별미로 여겨져 여전히 사랑받고 있어요.
추어탕의 걸쭉한 뒷맛처럼 담백한 하루 보내는 경남정보대학교 디지털문예창작과의 액티브 시니어를 응원합니다.
"진흙 속에서 꿈틀거리며 살아남은 미꾸라지처럼, 힘겨운 삶 속에서도 꿋꿋이 일어나게 해주는 한 그릇. 추어탕은 흙냄새 나는 삶 속에서도 뜨겁게 뿌리내린 서민의 땀과 정이 우러난 국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