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의 창

타이타닉호는 침몰했지만, 잰틀맨십은 영원히 살아있다.

'남자가 여자 위해 희생한다'는 룰없지만, 신사답게 죽음을 선택할수 있다

by 정유지

여성과 아이들을 최우선 구조하라

우리는 타이타닉과 운명을 같이 한다

약자가 대피하도록

신사답게 도와라

-정유지의 시, 「타이타닉호 선장」 전문

오늘 화두는 ‘타이타닉(Titanic)’입니다.

타이타닉호 참사는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그런 참사 속에서 꽃핀 신사들과 승무원의 희생정신은 잰틀맨십(Gentlemanship, 신사도紳士道)을 실천한 귀감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1912년 4월 15일은 4만 6,328톤짜리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빙산에 부딪혀 침몰했던 공포스러운 참사의 날입니다. 4월 14일 밤 23시 40분 북대서양에서 시속 22노트의 전속력으로 달리던 타이타닉호 앞에 큰 빙산이 나타났습니다. 조타륜을 황급히 돌린 끝에 충돌은 겨우 피했지만, 선체 옆구리가 80m 정도 찢겨나갔고 들이치는 바닷물에 16개의 격벽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결국 4월 15일 새벽 02시 20분, 사고 2시간 40분 만에 침몰되었습니다. '절대로 가라앉지 않을 불침선不沈船'이라는 찬사 속에 영국에서 출발, 미국으로 가는 처녀항해에서 침몰한 것입니다.

이 사고로 1,514명이 사망했고 710명이 구조된 것을 소재로 한 영화 <타이타닉(1998년 개봉)>으로 재연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구조된 승객을 책임지기 위해 승무원 중 유일하게 구명보트에 몸을 실었던 38세의 타이타닉호 부선장(이등 항해사) '찰스·래히틀러'씨는 회고록을 통해 젠틀맨십(Gentlemanship)이 얼마나 숭고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를 상기시켰습니다.


타이타닉호 캡틴 에드워드 스미스(Captain. Edward Smith)선장은 침몰을 앞두고 “여성과 아이를 먼저 구조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많은 여성 승객들이 가족과의 이별 대신 한 날 한 시 운명을 같이할 것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빙산이 배를 침몰시킬 수 있어도 영원한 사랑만은 침몰시킬 수 없었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일은 타이타닉호의 스미스 선장 포함 승무원 50여 명 중 구조를 책임졌던 부선장(이등 항해사) '래히틀러'씨를 제외한 승무원 모두가 구명보트의 자리를 양보하고 타이타닉호와 함께 생을 마감했다는 점입니다. 스미스 선장이 일부 승무원들을 살리려고 맘만 먹으면 구명보트마다 승객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승선시킬 수 있었으나, 마지막까지 여성 승객과 아이 승객의 안전한 탑승을 위해 도울뿐이었습니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기 직전인 새벽 02시, 1번 연산사 존·필립스 씨는 여전히 전산실에 앉아 마지막 순간까지 ‘SOS’를 입력하며 자신의 자리를 이탈하지 않았습니다. 구명보트에 승선한 승객들이 탑승할 구조선에 마지막까지 위치를 알리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운명과 바꾼 희망의 'SOS'를 타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닷물에 가라앉기 시작했을 때, 죽음을 목전에 둔 상황 속에서, 남성 승객들은 구명보트에 마지막으로 탄 가족들을 향해 외쳤습니다. "I love you!" "I love you!"라는 절규 소리가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 맴돌았습니다.


타이타닉호 같은 호화 여객선 열 대도 만들 수 있는 세계적인 부호 애스터 4세는 임신 5개월 된 아내를 구명보트에 태워 보내면서, 갑판 위에 앉아, 멀리 가는 구명보트를 향해 외쳤습니다. 애절한 목소리로 "Love you!"가 울려 퍼졌습니다. 그때 승객들을 대피시키던 선원 한 명이 애스터 4세에게 “구명보트에 타라”라고 권유하자, 애스터 4세는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사람이 최소한 양심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한 후, 마지막으로 남은 한 자리를 곁에 있던 한 아일랜드 여성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성공한 은행가였던 구겐하임 씨도 “죽더라도 자존심을 지키고 신사답게 죽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여성과 아이에게 자릴 양보했습니다. 67세의 슈트라우스 씨에게 구명보트 책임 선원이 “누구도 어르신이 구명보트 타는 것을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구명보트 탑승을 권했더니, “다른 남성들보다 먼저 보트에 타라는 귄유는 거절하겠습니다”라고 초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모두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를 거절한 것입니다. 위기의 상항에서 혼자만 살겠다고 발버둥 치는 것이 아닌, 마지막까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세상에 남겨준 것입니다.


반면에 2014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해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중,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앞바다에서 침몰하여 304명이 사망한 참사는 당시 배를 책임졌던 L모 선장과 승무원의 잰틀맨십이 실종된 사건이었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했던 승무원들이 승객들의 구조보다는 오히려 승객들을 버리고 선장과 승무원들이 가장 먼저 탈출했던 무책임한 행동은 사회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에 비해 타이타닉호의 스미스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과 성인 남성들의 신사다운 행동은 숭고하고 가치 있는 잰틀맨십을 실천한 아름다운 울림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선장은 곧 배 자체로 인식되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해군의 경우, 국군의 통수권자 대통령이 순시를 와도 절대 함장의 자릴 내주질 않을 만큼 그 위상은 신과 같은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혹여 배가 침몰한다면 그 배와 생사를 같이 하는 존재가 선장이고 함장입니다. 타이타닉호 캡틴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은 배와 함께 침몰하는 순간까지 승객의 안전을 위해 헌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승객의 안전을 끝나고 책임져야 할 세월호 L모 선장처럼 여객선의 침몰 상황에서 승객들을 버리고 배를 버리고 도주하는 선장이 있다면 이는 가장 최악의 캡틴이라 할 것입니다.

성인 남자들이 약자들을 위해 반드시 희생해야 한다는 원칙과 룰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러나 약자들을 위한 타이타닉호 스미스 선장과 승무원, 성인 남성들의 젠틀맨다운 선택만큼은 숭고한 가치와 아름다운 배려였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만약 크루즈 여행을 하다가, 타이타닉호처럼 똑같은 상황이 재현된다면, 나의 선택은 어떤 행동의 선택을 할까요? 타이타닉호 스미스 선장과 세월호의 L모 선장을 떠올리며, 어떤 선택이 더 숭고하고 가치 있는 일임을 먼저 생각할 것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지막 스퍼트를 하는 자는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