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의 창

측백나무

by 정유지

측백나무 향 페스티벌

신선이 되고 싶어 사랑이 되고 싶어

시신을 갉아먹는 염라충 막아주듯

과묵한 대들보 같은

백작(伯爵) 따로 있을까

은은한 향 배어나 머리 맑게 해 주듯

누구나 쉬고 싶은 안식처 되어준 너

샘솟는 피톤치드 길

그늘숲을 펼친다

-정유지




오늘의 창은 ‘측백나무’입니다. 「측백나무 향 페스티벌」은 단순한 식물에 대한 찬사가 아닙니다. 이 시는 측백나무를 삶과 존재의 심리적 안식처로 승화시킨 고요한 예찬이며, 동시에 보이지 않게 곁을 지키는 존재에 대한 찬미입니다.


'신선이 되고 싶어 사랑이 되고 싶어'라는 첫 행에서 측백나무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 치유하고 싶은 욕망의 형상화입니다. 이 식물은 삶의 환멸과 피로를 통과한 자들이 기댈 수 있는 숨겨진 신성이며, '시신을 갉아먹는 염라충 막아주듯'이라는 강렬한 이미지 속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가로막는 최후의 수호자로 떠오릅니다. 이로써 측백나무는 겉으로는 과묵하지만, 그 내부엔 지켜주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이 흐릅니다. '과묵한 대들보 같은 / 백작 따로 있을까'라는 시적 문장에서, 측백나무를 왕이 아닌 ‘백작’이라 부름으로써, 위엄보다 품격 있는 헌신의 이미지를 강화시킵니다.


'은은한 향 배어나 머리 맑게 해 주듯' — 측백나무는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향기로 존재를 알립니다. 이는 말보다 깊은 정서적 위로, 즉 존재의 방식으로 치유하는 안식처를 상징합니다. 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공기 중에 스며들어 감각을 맑게 하고 마음을 비웁니다. 이것이 측백나무가 제공하는 비언어적 휴식입니다. '누구나 쉬고 싶은 안식처 되어준 너'라는 시적 문장에서, 나무는 인간관계 속 ‘이상적인 존재’로 격상됩니다. 말없이, 요구 없이,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존재. 그것은 단지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가 아니라, 내면까지 품어주는 생명의 쉼터가 됩니다.


'샘솟는 피톤치드 길 / 그늘숲을 펼친다'라는 문장으로, 시 전체를 하나의 축제로 만듭니다. 단지 정적인 ‘쉼’이 아닌, 걷는 순간마다 새 생명이 피어나는 움직이는 정화의 공간입니다. 측백나무가 만든 그늘숲은 단순한 그늘이 아닙니다. 그것은 향기와 공기,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정신의 숲, 회복의 공간입니다.


「측백나무 향 페스티벌」은 우리가 흔히 지나치던 자연 속 존재를 통해,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위로와 보호의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측백나무는 자신의 향을 조용히 퍼뜨리며, 무너질 듯한 사람들 곁에 침묵으로, 그러나 단단히 서 있는 안식처입니다.


측백나무 꽃말은 '견고한 우정, 기대’입니다.


은은한 측백나무 향기 가득한 숲길을 걸어가면 머리가 금방 맑아집니다.


예부터 신선이 되는 나무로 알려져 귀하게 대접받던 나무입니다.


묘지 옆에 심으면 시신을 갉아먹는 벌레인 염라충이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중국 왕안석은 측백을 나무 중 최고라고 칭하며, 백작과 같은 나무로 여겼습니다.




은은한 측백 향기 가득한 삶을 추구하는 경남정보대학교 디지털문예창작과의 액티브 시니어를 응원합니다.


“측백나무는 말 없는 백작처럼, 향기로 지켜주는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안식처다.”


"은은한 향은 늘 가슴을 적신다. 견고한 우정을 만들어낸다. 그 우정은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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