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의 창

속도가 중요하지 않고, 방향이 더 중요하다.

말과 소는 홍수가 날 때, 희비가 엇갈린다. 소는 살아남는 법을 안다.

by 정유지

자유를 가지는 건 괄호 밖 일인 걸까

꿰어진 코뚜레에 고삐로 채운 얼개

한 생을 저당 잡힌 채

새벽 들녘 걷는다

- 정유지의 시, 「나는 소다」 전문

오늘의 화두는 '노력의 힘'입니다. 소는 겉으론 동작이 느려 보이지만, 실상은 중심을 잘 잡는 동물 중 하나입니다. 또한 농부들에게 과거 가족 같은 존재였습니다. 소는 가장과 함께 묵묵히 한 방향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서 논과 밭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잇도록 농경사회를 이끌었습니다. 소는 언제나 집안의 미래 방향을 결정짓게 만드는 나침의 같은 존재였습니다. 소가 있고 없고에 따라, 밭농사와 논농사를 가능하게 만들 만큼 부농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합니다. 대부분 갑을관계의 우리 인간의 삶도 소와 같은 굴레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 생을 저당 잡힌 채 새벽 출근을 해야 하는 가장의 애환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커다란 저수지에 말과 소를 동시에 빠지게 하면 둘 다 헤엄쳐서 살아 나옵니다. 말이 헤엄속도가 훨씬 빨라 거의 소의 두 배 속도로 땅을 밟는데 네 발 달린 짐승이 무슨 헤엄을 그리 잘 치나 감탄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장마기에 홍수가 나면 스토리가 달라집니다. 갑작스러운 홍수로 강가의 승용차와 트럭이 물살에 휩쓸려가는 그런 큰 물에 소와 말이 동시에 빠지면 소는 살아 나오는데 말은 익사합니다. 말은 헤엄을 잘 치지만 강한 물살이 자신을 밀침으로 인해 그 물살을 이기려고 물을 거슬러 헤엄쳐 올라갑니다. 1미터 전진, 물살에 밀려 1미터 후퇴를 반복하다가 한 20분 정도 헤엄치며 제자리에 맴돌다가 나중에 지쳐서 물을 마시고 익사해 버립니다. 소는 절대로 물살과 맞서지 않고 위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습니다. 그냥 물살을 등에 지고 같이 떠내려가면서 저러다 죽겠다 싶지만, 10미터 떠내려가는 와중에 한 1미터 강가로, 또 10미터 떠내려가면서 또 1미터 강가로, 그렇게 한 2~3킬로 떠내려가다 어느새 강가의 얕은 모래밭에 발이 닿고, 엉금엉금 걸어 나옵니다.”


기막힌 일이죠. 헤엄을 두 배 잘 치는 말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다 힘이 빠져 익사하고, 동작이 더딘 소는 물살에 편승해서 조금씩 강가로 나와 목숨을 건진다고 합니다. 그것이 그 유명한 ‘우생마사牛生馬死’입니다.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홍수가 나게 되면, '소는 느리지만 방향성을 지향하면서 살아남지만, 말은 자신의 속도만 믿고 거슬러 오르려는 습성 때문에 익사하고 만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인생사가 다 그런 거 아닌지요? 추구했던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릴 때도 있지만, 또 어떨 때는 일이 아무리 애써도 꼬이기만 하고, 어렵고 힘든 상황일 때는 흐름을 거슬리지 말고 소와 같은 지혜를 통해 극복해야 하겠지요. 노력의 힘을 통해 현실상황을 극복해야 합니다.


지금 늦게 간다고 인생도 늦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유의 지혜로 열정 에너지를 재충전하면서 '권토중래捲土重來'의 새로운 기회로 삼는 하루, 산을 박차고 솟아오르는 매와 같은 기백과 활력이 넘치는 하루를 열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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