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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늘의 창

자녀생일은 어머니의 날, 산통을 기리는 날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출산의 고통을 감내한다. 산통도 부족해서 자식의 생일을 챙긴다.

by 정유지

과음한 아들 녀석 속 아플까 끓인 국밥

수십 년 지난 지금 그 맛을 잊지 못해

닭개장 국밥 보면서

속눈물을 흘립니다

- 정유지의 시, 「어머니의 국밥」 전문

오늘의 화두는 '어머니의 힘'입니다. 전날 과음으로 귀가한 아들을 위해 닭개장 국밥을 끓여주시던 어머니가 그리운 아침입니다. 생일날 미역국을 정성껏 끓여주시던 모습도 불현듯 떠오릅니다. 자식의 생일은 어머니의 날입니다. 산모의 진통을 기리는 날입니다. 어머니는 출산의 고통을 감내합니다. 산통도 부족해서 자식의 생일을 챙깁니다.


"뜨건 국밥 후후 불며 젖 물리고 앉은 여자

어린것 한껏 배불러 빨다가 조몰락대다

꽉 쥐고 해살거리며 또글또글 웃는다

한길에는 늦게 깨어난 게으른 햇살들이

엉덩이를 흔들며 사뿐사뿐 걸어가는

살짝 흰 S라인 여자들 발뒤꿈치 좇고 있다 "

-노영임의 시조, 「젖 물리는 여자」 일부


노영임 시인의 시집 『여자의 서랍(고요아침)』을 숙독하면서 우리 시대 여성의 위대함을 다시 느꼈습니다.

생일날 케이크와 미역국을 먹는 풍경은 낯선 모습이 아니지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항상 생일 때마다 어머니께 "저 낳으시느라 고생하셨죠?"라고 전화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산모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일이며, 33살 이후의 출산 시에는 산모의 사망률이 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사랑의 결정체를 소중하게 여기면서 열 달 동안 배 속에서 자란 아이를 잘 낳기 위해서 산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생일은 어머니날이지요.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인성 교육될 수 있도록 알려준다면 얼마나 좋을 런지요.


아이의 양육비 때문에 낳기 꺼려하는 문명의 이기 현상을 비판하며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어머니의 힘'을 노영임 시인은 설파하고 있는 것은 아닐 런지요.

자나 깨나 자식 걱정하셨던 어머니께 안부 전화 드리는 하루, 돌아가셨다면 내 이웃의 어머니를 챙겨줄 수 있는 넉넉한 하루, 오늘 하루를 아예 '어머니의 날'로 정해 어머니인 여성들을 우대하는 통 큰 하루를 맞이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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