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조금씩 좋아지는 게 느껴지면 항상 복권을 구입한다.
다른 가게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자주 가는 가게는 나무바닥으로 되어있다.
나무바닥은 일반적인 바닥보다 더 따뜻함이 눈에 보인다.
문을 열고 어디로 가장 많이 걸어갔는지 그 흔적들이 확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하얀색으로 까진 바닥을 따라가면 복권방 사장님이 앉아있고
상대적으로 깨끗한 바닥을 바라보면 토토를 하는 자리가 보인다.
그중 적당히 갈색과 흰색이 섞인 곳을 가면 여러 장의 복권들과 사인펜 몇 자루가 굴러다니고 있다.
슬리퍼를 질질 끌며 그나마 하얀색이 많은 곳에 가서 복권한장을 뽑아 들었다.
어느 번호를 찍어야 할까?
어느 번호가 이번 주 토요일의 1등을 내게 안겨줄까 하는
욕심반 간절함 전부를 가득 품고 사인펜을 들어 올렸다.
그러다 막상 이런 마음에 하면 되는 것도 안된다는 오랜 경험의 생각이 '자동'으로 손이 움직였고
5칸 전부 동일하게 표시했다.
이럴 거면 그냥 와서 '자동한장이요.'이라고 말하면 되지 않았나 싶지만 어쩌겠는가 마음의 방향을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복권방 사장님 손에 쥐어진 영수증 한 장이 이번 주에 대박을 안겨줄지 아니면 그냥 쓰레기통으로 갈지 모르지만 그 또한 어쩌겠는가 방향이 맞지 않으면 그것 또한 좋은 게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