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잠 못 드는 이유

by kito

빗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지만

쉽게 잠들지 못한다.

무슨 생각이 그리 많은 걸까


현실 속의 나는

나에게조차 내 이야기를 시작하지 못할 정도로

감정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다.


현실의 내가 버거울 때면

다른 세상 속 나를 상상해보곤 했다.


상상 속의 나는

현실과는 반대로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웃고 화내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며 모든 감정을 털어놓는다.

평소의 나라면 하지 못했을 말들을 한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언제든 내 감정을 보여줄 수 있는

그 세상의 나를 바라보기만 한다.

이 시간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다.


그러다 문득, 현실에서 느꼈던 어떤 장면들이 떠오른다.

그 상황에 감정들을 투영하기 시작한다.

'그땐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아쉬워하고

'그 말을 정말 해야만 했을까...' 하며 다시 생각하게 된다.


현실과 상상 중간쯤에서

나는 조용히 감정을 되짚고 정리한다.


그리고 조금씩 현실로 돌아온다.


잠드는 순간이 아쉬운 건

다른 세상 속의 내가

조금 더 나다웠기 때문일까


[감정 기록 질문지]

● 나는 상상 속에서 어떤 모습인가요?

● 상상 속의 나와 현실의 나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

● 상상 속 ‘나’의 감정을 현실에서 꺼내려면 어떤 용기가 필요할까요?


[Title Card_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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