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기 전,
오늘은 그냥 걸어볼까, 아니면 카페라도 갈까.
수십 번 생각한다.
혹시 지금 쌓인 감정을
조금이라도 털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작은 일탈을 꿈지만,
결국 그대로 평소처럼 집으로 들어간다.
일탈을 생각하지만,
작은 일상조차 선뜻 바꾸지 못한다.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워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뜬금없이 눈물이 흐른다.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다.
한 번은 회사 동기들과 반차를 내고
드라이브를 간 적이 있었다.
평일 낮에 회사를 벗어나
맛있는 점심을 먹고
멀리 펼쳐진 풍경만 바라봐도 좋았다.
즐거웠다고 생각했는데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을 때 갑자기 눈물이 났다.
그 시간조차 결국 내 감정에 갇혀 있었던 거 같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나는 계속 조용했고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일탈은 잠깐이었고,
나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래서일까.
일탈의 끝은 결국 똑같다는 걸 알기에
작은 일탈조차 시도하지 못하고
감정을 눈물로 흘려보내는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하고 만다.
그리고 눈물이 흐른 뒤에도
정리되지 못한 감정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 감정들이 다시 나를 덮칠 걸 알기에
또다시 자책하고 만다.
[감정 기록 질문지]
●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작은 일탈’은 무엇인가요?
● 그 일탈을 하지 못하게 막는 건 무엇인가요?
●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가 본 기억이 마지막으로 언제였나요?
[Title Card_8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