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by 고대현

창문을 열어젖혔다. 나방이 들어왔다. 날갯짓이 힘차게 보였다. 짙은 흑색을 띄고 있었다. 살충을 시도했다. 나방은 여전히 날갯짓을 힘차게 하다가 순간 추락을 했다. 나는 추락한 나방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방은 헐떡이고 있는 것 같았다. 순간 죄책감이 들었다. 현존하는데 나방은 본인에 의해서 숨을 거둔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는 나방을 시야에서 보이지 않게 치워버렸다. 나방은 그렇게 치워졌다. 밀려났다. 벗어났다. 공간에서 멀어졌다. 시야에서 사라졌다. 죄책감도 멀어졌다. 죄책감도 사라졌다. 나는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잠을 청했고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기상을 해서 현재 이렇게 작일을 회고하며 글을 작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죄책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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