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 12 - 31

by 고대현

131. 낯선 인간의 호의가 그 어떠한 의도 없이 그 자체만의 목적으로 그리고 그러한 호의를 직접적으로 느끼는 대상자가 낯설지 않음을 느낀다는 것은 상대방의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리석은 본인은, 이러한 경우에도 상대방에게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고 애를 쓰지만 절대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집요하게 분석하려고 드는데 이 때 깨닫는 점이 하나 있다면 명백하게 나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사실을 애써 부정하지는 않는다. 아니 못한다. 사실을 인정을 하지만 그래도 상대방의 책임은 있다고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132. 상대방의 어제와 다른 오늘의 모습을 보고 그새 달라진 것일까? 생각하고 있는 동안 정작 상대방은 바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바쁜 경우에 속해있다고 할 수도 있다. 가능성은 다양하지는 않지만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는 것은 사실이며 현실이다. 나는 수많은 사실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데, 주로 부정적인 의미를 선택한 다음에 그 부정적인 선택으로부터 더욱 더 부정적인 선택을 하고 극단으로 치닫아서 이내 자멸에 이른다. 그리고 나는 한숨을 쉰다. 여전히 모든 것이 내 탓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정작 상대방은 아무런 감정도 생각도 없다는 현실이 사실이며 그래서 더 비참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물론 주관적인 개념이지만...


133. 위대한 인간은 노골적이고 직설적이거나 회유를 해서 표현하거나 자기 자신만의 언어를 선택한다. 자기 자신만 알 수 있는 언어를 선택한다기 보다는, 특정 언어를 선택한 뒤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한 언어는 특별하지 않지만 마치 특별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전혀 특별하지 않다. 그래도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까?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의미 자체가 아닐까?


134. 내일은 오늘과 다를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생각보다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다. 그래서 타인에게 어리석다는 표현을 듣지는 않지만 나 자신에게 어리석다는 표현을 하는 경우가 더 익숙하다.


135. 특정 상황에 대하여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감각으로 확인을 했을 때 진짜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면 허탈함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다. 아쉽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달리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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