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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by 고대현

작년 혹은 올해 봄으로 기억을 한다.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다. 외할머니의 운명이 망자가 되었다. 나의 아버지는 이러한 사실을 추호도 몰랐을 것이고 나의 어머니는 사실 인지 이후 즉각 행위를 나의 새아버지는 어머니와 동행 그리고 나와 친동생은 뒤늦게 참혹한 분위기가 머무는 장소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간만에 낯설게 느껴지는 친척을 마주해서 안부를 건넸다. 망자는 말이 없었고 나는 다른 의미에서 침묵을 고수하고 묵묵히 식사를 끝마쳤다.

쪽잠 이후 관례대로 그리고 철저하게 형식적으로 장례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다. 마치 인간이 손수 해야만 하는 작업을 기계가 대체한 시대가 도래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서 일으키는 인간들의 언행을 나는 개인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주변의 인간들은 그저 감정을 호소하고 있기만 한 것 같았다.

계획된 절차가 끝났다. 낯설지 않은 시골에서 우리는 해어졌다. 시체는 땅 속에 영원한 안식을 그리고 여전히 현존하는 것은 대지 위를 걷고 있었다.

정녕 망자를 위해서 슬퍼하는 인간은 있었던 경험이었는지 궁금했고 본인은 과정 속에서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기에 당시에 어떤 인간이 내게 그렇게 표현을 한 것 같았다. - 진정한 독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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